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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맞아 일본 도쿄 히비야컨벤션홀에서 '잊지 않으리, 피해 여성들의 용기를'이라는 제목의 심포지엄이 열렸다. 양징자 일본군위안부문제해결전국행동 공동대표가 '수요시위 1,400회의 궤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일본에서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맞아 다양한 연대 행사가 진행됐다.

이날 오후 도쿄 히비야(日比谷)컨벤션홀에선 ‘잊지 않으리, 피해 여성들의 용기를’이라는 행사가 열렸다.

재일교포 2세인 양징자 일본군위안부문제해결전국행동 공동대표는 최근 우익들의 협박과 정치권의 압력으로 ‘아이치(愛知) 트리엔날레 2019’에서 전시가 중단된 ‘평화의 소녀상’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소녀상 전시 사진을 보여주며 “소녀상에 대해 ‘반일’이라든가 ‘헤이트(증오)’라고 하는 것은 사실 오인이자 중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요시위 1,400회의 궤적’이란 주제로 1992년 서울에서 시작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가 이날로 1,400회를 맞이한 역사와 위안부 피해 사실을 세상에 알린 고(故) 김학순 할머니를 비롯한 피해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을 소개했다. 이날 행사장의 200여 석은 가득 차 일부 참가자는 계단에 앉아 양 대표의 설명을 들었다.

이어 젊은 세대들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말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희망의씨앗기금의 아베 아야나 씨는 지난 6~7월 도쿄 시내 대학생ㆍ대학원생 308명(일본인 288명 포함)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위안부가 실제로 있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81%가 “그렇다”고 답했고 17%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또 ‘중ㆍ고교에서 위안부 문제를 학습할 기회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89%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이 사죄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 45%, “아니다” 40%로 엇갈렸다. 아베씨는 “학교 교육에서 배울 기회가 없기 때문에 뉴스 등에서 화제가 돼도 자신의 의견을 갖고 있지 않은 학생이 많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도쿄 신주쿠(新宿)에 위치한 ‘여성들의 전쟁과 평화자료관’ 입구에선 위안부 피해자를 추모하는 행사가 열렸다. 자료관을 지원하는 시민들과 위안부 문제에 관심 있는 시민 등 70여명이 묵념하고 추모의 의미에서 흰 꽃을 헌화했다.

이케다 에리코(池田惠理子) 명예관장은 “참가자들이 피해자들에 대한 슬픔을 공유하고 앞으로 어떻게 싸워가야 할지에 대해 의지를 다졌다”고 말했다.

자료관에선 ‘조선인 위안부의 목소리를 듣다, 일본의 식민지배 책임을 다하기 위하여’라는 제목의 특별전도 열리고 있다. 피해자 증언, 일본의 조선 침략ㆍ식민지배와 일본군 위안부 제도, 조선 여성들의 투쟁 등을 보여주는 전시다.

이밖에 나고야(名古屋) 사카에 미쓰코시 백화점 앞에선 일본군위안부문제해결정국행동 주최로 릴레이 토크가 열렸고, 교토(京都)에서도 전단지 배포와 릴레이 토크가 마련되는 등 일본 각지에서 크고 작은 행사가 열렸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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