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 크기 설정

한국전력. 연합뉴스

한국전력이 올 상반기 1조원에 육박하는 최악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 전기요금 체계 개편을 통해 전기요금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높아진 연료 원가 대비 낮은 전기요금이 적자 경영의 주요 원인이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한전의 실적 악화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탓이라는 견해가 적지 않았다. 실제로 한전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2017년 4분기 1,294억원 영업손실을 냈고, 지난해 3분기를 제외하면 매 분기마다 적자가 났다. 올 2분기 원전 이용률이 예년 수준인 82.8%까지 오르면서 적자폭이 지난해 2분기보다 3,885억원 가량 개선되기도 했다.

그러나 한전은 지난해 3분기 이후 원전 이용률은 점차 상승 추세를 기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2017, 2018년 원전 이용률 하락도 과거 부실시공에 대한 보완 조치를 위해 정비 일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적자의 근본 원인으로 한전은 낮은 석탄 이용률과 높은 연료 원가를 꼽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한전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선 전기요금 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유승훈 과학기술대 에너지환경대학원장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으로 감축분을 보완하다 보니 원료 원가가 두 배 가량 올랐지만 전기요금은 그대로인 것이 실적 악화의 큰 요인“이라며 “산업용과 농사용, 심야 전기 등에 대한 요금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은녕 서울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역시 "우리나라 전기 요금은 보조금이 많이 포함돼 원가 이하로 책정된 것과 같은 수준으로 싸다"면서 "덕분에 에너지 정책이 국내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었지만, 한전이 흑자 경영을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전기요금 인상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던 한전도 이번에는 요금 개편에 대해 여지를 남겼다. 김갑순 한전 재무처장은 “전기요금 인상은 단기 실적이 아니라,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서 결정하는 것“이라며 “한전이 지속가능한 전기요금 체계가 되도록 합리적인 안을 만들어 내년 상반기까지 정부와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