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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편 살해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유정이 지난 12일 오전 제주지법에서 첫 재판을 받고 나와 호송차에 오르기 전 한 시민에게 머리채를 잡히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 펜션 전 남편 살해사건’ 피고인 고유정(36)이 첫 공판에서 고의적인 살인 혐의를 부인한 것과 관련해 피해자 유족측 법률대리인이 “비상식적인 주장”이라고 전면 반박했다.

피해자 유족 측 법률대리인인 강문혁 변호사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공판기일에서 드러난 피고인의 주장은 살인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것”이라며 “피해자의 경동맥을 칼로 찌른 사실과 이로 인해 피해자가 사망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살인의 고의로 피해자를 칼로 찌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살인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비상식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고 고씨측을 비판했다. 이어 “살인의 고의로 피해자를 칼로 찌른 것이 아니라면 피고인의 행위가 법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며 “피해자를 칼로 찔러 사망에 이르게 한 자신의 행위가 상해치사죄 또는 과실치사죄에 해당한다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정당방위에 해당한다는 것인지 전혀 밝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씨는 앞서 지난달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국선변호인을 통해 “피해자가 성폭행하려고 하자 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전 남편을 살해하게 됐다”며 살인과 사체손괴ㆍ은닉혐의를 인정하면서도 계획적으로 살인을 했다는 검찰측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하지만 지난 12일 속개된 첫 정식 공판에서는 새로 선임된 변호사를 통해 살인 혐의에 대해서는기존 입장을 번복했다. 이날 고씨측 변호사는 피해자의 사체를 훼손하고 숨긴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살인이 계획적ㆍ고의적으로 이뤄졌다는 수사 결과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강 변호사는 “소지하고 있던 칼로 피해자의 경동맥을 찌른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피해자를 고의로 살해한 것이 아니라는 피고인의 주장은 법적으로도, 상식적으로도 용납되기 어렵다”며 “여기에 피고인은 계획적 범행임을 증명하는 객관적인 증거의 존재까지 부인하면서 계획적 범행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어 공분을 사고 있다”고 말했다.

고씨의 다음 재판은 오는 9월 2일 오후 2시 제주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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