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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발리의 힌두교 사원에서 성수로 비데를 하는듯한 장난을 치는 영상(사진 왼쪽)을 올려 공분을 산 체코의 연인. 맨 오른쪽은 사건 해결을 위한 마을 관계자들과의 간담회 모습. 인스타그램 캡처

체코의 한 연인이 발리 힌두교 사원에서 성수(聖水)로 비데를 하는듯한 장난을 찍은 동영상이 널리 퍼지자, 많은 인도네시아인들이 분노했다. 외국인에게 관대한 발리의 관광 정책도 도마에 올랐다.

14일 자카르타포스트 등에 따르면, 사비나 돌레살로바라는 체코 여성은 지난 주말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동영상을 올렸다. 동영상엔 사비나의 남자친구가 인도네시아 발리의 한 힌두교 사원의 성지에서 나오는 성수를 사비나의 엉덩이에 뿌리는 장면이 담겼다. 마치 비데를 해주는 모습인데 보기에 민망하다. 이 동영상은 주말 내내 인기를 끌었다. 인도네시아 네티즌들은 발끈했다.

인도네시아 발리의 힌두교 사원에서 성수로 비데를 하는듯한 장난을 치는 체코의 연인. 인스타그램 캡처

문제의 연인은 비난이 거세지자 힌두교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다며 바로 사과 동영상을 올렸다. “잘 몰라서 성전과 성수를 더럽혔고, 촬영한 동영상에 대해서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해당 지역 경찰도 10일 이 연인과 마을 관계자들이 간담회를 가진 뒤 문제 해결을 선언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많은 인도네시아 네티즌들은 다시 발끈했다. “무신론은 다른 사람의 믿음을 무시하는 것을 의미지 않는다. 발리는 신들의 섬이라 더욱 거룩하다. 잘 몰랐다고 해서 종교를 무시하는 행위가 용서되는 건 아니다” “인스타그램에서 사과만 하면 끝인가, 우리가 체코에서 비슷한 일을 하면 다른 결과였을 것, 발리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너무 관대하다” 등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종교를 무시하거나 종교시설을 함부로 대하는 행위는 발리에서 종종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4월엔 스페인 관광객이 발리의 신전을 마구 올라가는 영상이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그때도 당사자가 ‘잘 몰라서’라는 사과 영상을 올리고 흐지부지됐다. 비슷한 사건이 발리에서 잇따르자 무례한 관광객들에게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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