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전복 꿈꿨는데 법무장관 자격있나” 황교안, 조국 사노맹 연루 사건 겨냥

입력
2019.08.13 04:40
수정
2019.08.14 09:1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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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노맹 활동 당시 ‘최선생’ ‘고선생’ 가명으로 활동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황교안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황교안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미스터 국가보안법’으로 불리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2일 “국가 전복을 꿈꾸던 사람이 법무부 장관에 기용될 수 있느냐”면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반체제 전력을 정면 겨냥했다. 조 후보자는 1990년대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사건에 연루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었다. 법무부 장관의 제1 과제는 대한민국 법질서 수호인 만큼, 반국가혁명 조직에 몸담았던 조 후보자에겐 장관 자격이 없다는 것이 황 대표의 논리다.

사노맹은 사회주의 체제 개혁과 노동자정당 건설을 목표로 1980년대 말 결성된 지하조직이다. 조 후보자는 울산대 법대 전임강사 시절 사노맹 산하기구인 남한사회주의과학원에서 활동했다.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는 1990년대 초 사노맹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해 조직을 소탕했다. 조 후보자도 5개월간 구속수감된 데 이어 징역 1년ㆍ집행유예 2년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조 후보자가 사노맹에서 ‘최선생’ ‘고선생’ ‘정성민’ 등의 가명으로 활동했다는 사실이 당시 판결문에 나와 있다.

황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후보자는 과거 사노맹 사건으로 실형까지 선고 받았던 사람”이라며 “(그런 조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한) 문재인 정부의 개각은 국민에 대한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또 “사노맹은 사회주의 혁명 달성을 목표로 폭발물을 만들고 무기 탈취 계획을 세우고 자살용 독극물 캡슐까지 만들었던 반국가 조직”이라며 “아무리 세상이 변했다고 해도 국가 전복을 위한 조직에 몸담았던 사람을 법무부 장관에 앉히는 게 말이 되는 이야기인가”라며 소리를 높였다. 조 후보자의 ‘사상’을 문제 삼아 중도ㆍ보수 진영의 반대 여론에 불을 붙이려는 의도다. ‘국가보안법 해설서’를 집필한 공안검사 출신에다 박근혜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황 대표로선 조 후보자의 장관 지명을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8ㆍ9 개각에서 지명한 조 후보자 등 7명의 장관(급)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안을 14일쯤 국회에 발송할 방침이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요청안 제출로부터 20일 안에 국회 인사청문회를 마치게 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9월 중순 추석 연휴 전까지는 2기 내각을 출범시키겠다는 것이 청와대의 복안으로 보인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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