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홍콩 오지 말라’ SNS로 퍼지는 시위대 경고

입력
2019.08.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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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어ㆍ영어ㆍ일본어 제작…경찰 폭력 폭로 내용 

 홍콩 누리꾼 “경찰은 살인마…더 이상 홍콩 안전하지 않아”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확산되고 있는 ‘당분간은 홍콩에 오지 마십시오’ 이미지. 트위터 캡처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확산되고 있는 ‘당분간은 홍콩에 오지 마십시오’ 이미지. 트위터 캡처

‘당분간은 홍콩에 오지 마십시오’ ‘PLEASE DO NOT COME TO HONGKONG’ ‘香港に来ないでください’

홍콩 방문을 경고하는 메시지가 12일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한국어, 영어, 일본어로 제작된 이 이미지는 “당분간 홍콩에 오지 말라. 홍콩은 안전하지 않다. 홍콩에 오는 계획을 취소하라”고 경고하는 내용이 담겼다 ‘8월 11일 홍콩에선 무슨 일이 일어났나’(What happened today 11/8 in HongKong) 이미지도 들어갔다.

이 이미지는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에 반대하며 시작된 홍콩 민주화 주말 시위가 10주째 이어지는 상황에서 나왔다. 11일 반정부 시위대와 경찰의 물리적 충돌이 극에 달하자 시위대 측에서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이미지에는 △관광지 침사추이에서 경찰이 쏜 총에 눈을 맞아 시력을 상실한 여성 △관광객이 많은 도시 중심 지하철역 안에서도 화학무기인 최루탄을 쏜 경찰 △경찰에 합류해 시민들을 무차별 폭행한 수백명의 친중국·친정부 갱단 △철수하고 있는 시위자들에게 근거리에서 총을 쏜 경찰 등의 설명과 함께 “모두 11일 하루 동안 홍콩 경찰과 갱단이 무차별하게 공격한 것”이라는 주장이 담겨 있다.

트위터 IP상 위치 정보가 홍콩으로 표기돼 있는 일부 누리꾼들은 이 같은 이미지와 함께 “홍콩에 오지 말라. 경찰은 살인자다. 누가 우리를 구할 수 있을까”(ka***), “홍콩은 더 이상 안전한 곳이 아니다. 주변 사람에게 알리고, 당신의 정부에 알리고, 홍콩에 더 이상 오지 말라. 그리고 알릴 수 있도록 도와달라”(he***), “더 이상 홍콩에 오지 말라. 홍콩 경찰 때문에 지금 홍콩은 위험하다”(YO***), “모든 외국인들에게, 8월 11일 경찰 폭동 이후 제발 홍콩에 오지 말라. 홍콩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Ly***)라는 글을 올리고 있다.

송환법이 반정부 인사를 중국에 송환하는데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시작된 이 시위는 지난달 홍콩 당국이 송환법 추진 중단 선언을 한 이후에는 △홍콩 행정장관 사퇴 △강경 진압 경찰 문책 △진정한 보통선거 실시 등을 요구하며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21일 100여명의 남성이 각목으로 시위 참여자를 무차별 공격한 ‘백색 테러’ 이후 시위는 폭력적으로 흐르는 양상이다. 현지 경찰 측은 집회 시작 이래 600여명 넘게 체포됐다고 밝혔다.

1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경찰에서 개최를 허가한 유일한 대형집회 장소인 홍콩 코즈웨이베이의 빅토리아공원에는 수천명이 운집했다. 외부 행진은 불허됐지만 시위대는 경찰의 경고에도 거리 행진에 나섰다. 카오룽반도 서북쪽 쌈써이포에서도 수천명의 시위대가 거리를 점거하면서 대치했다. 침사추이, 완차이, 노스포인트 등지에서도 수십 또는 수백명씩 갑자기 나타나 거리를 점거했다 사라지는 게릴라 시위가 벌어졌다. 이에 경찰 측은 최루탄을 던지고 곤봉을 휘두르는 등 진압에 나섰고, 시위대도 화염병을 던지는 등 무력 충돌이 벌어져 양측에서 부상자가 속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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