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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반려인들은 왜 ‘개 식용 암시’한 홍보영상에 분노했나 
가구회사 마켓비가 SNS에 게시한 홍보 영상 중 일부. '이번 복날엔 삼계탕으로 끝내지 않겠어'라는 자막이 담겨 있다. 마켓비 인스타그램 캡처

한 가구 회사가 개 식용을 암시한 홍보영상을 게시했다가 누리꾼들의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지난 2일 가구회사 마켓비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 광고 영상을 게시했습니다. 소파를 홍보하는 영상 속에는 실제 강아지 대신에 강아지 인형이 등장했습니다. 한 여성 모델의 음성과 함께 자막에는 “남사친(남자 사람 친구)을 불러 집들이하는데 이 XX가 키우는 개 XX도 데려왔어. 그런데 쪼로롱 나의 최애 소파베드에 올라가더니 부르르 떨면서 개 오줌을…”이라는 내용이 들어갔습니다.

가구회사 마켓비가 SNS에 게시한 홍보 영상 중 일부. 강아지 모양의 봉제인형이 소파 위에 소변을 보는 장면이 연출됐다. 마켓비 인스타그램 캡처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이어지는 영상에는 “이번 복날에는 삼계탕으로 끝내지 않겠어”라는 자막이 등장했습니다. 심지어 장난감 총을 개에게 발사하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영상 마지막에는 광고에 출연한 모델이 포크를 들고 개 인형 앞에 등장했습니다. 전반적으로 봤을 때 영상은 ‘개 식용’을 암시하고 있었습니다.

영상이 퍼지자 누리꾼들은 반발했습니다. 소변을 소파 위에 봤다는 이유로 개를 향해 총을 쏘거나, 포크를 들고 마치 잡아먹겠다는 내용은 지나치게 폭력적이라는 게 비난의 요지였습니다. 해당 영상에 비난 댓글이 달리자 마켓비 측은 해당 비난 댓글을 삭제했습니다. 그러자 비난 여론은 더욱 거세졌고, 결국 마켓비 측은 5일 사과문을 게시했습니다. 이 사과문을 통해 마켓비 측은 “해당 콘텐츠에 반려견에 대한 부적절한 내용을 인식하지 못하고 동물을 사랑하는 분들께 깊은 상처를 드렸다”면서 “책임감을 가지고 신중히 콘텐츠를 제작하고 검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비난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았습니다. 결국 마켓비 측은 6일 재차 사과문을 게시했습니다. 이 사과문을 통해 마켓비 측은 “반려견에 대한 폭력을 연상시키는 장면을 연출하였고, 보시는 모든 분들께 불쾌함을 드렸다”며 “당사의 내규에 의하여 해당 콘텐츠를 만든 부서장과 담당자를 징계 처리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동물보호소에 팀 전원이 봉사를 하고 소정의 후원금을 전달하겠다는 뜻도 드러냈습니다.

마켓비 측이 두 차례에 걸쳐 사과했음에도 누리꾼들의 반응은 싸늘합니다. 마켓비의 SNS에 게시된 사과문에는 1,0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다른 게시글에 10여 개 달려 있는 것에 비하면 압도적으로 많죠. 댓글 내용은 대부분 ‘반려견에 대한 인식이 그 모양인데 진정성 있는 척 봉사를 해봐야 무슨 소용이냐’라는 비판적인 반응입니다.

그렇다면 반려인들은 왜 이렇게 불쾌감과 분노를 표출하는 것일까요? 영상에 암시된 ‘반려견을 잡아먹겠다’는 말은 실제로 반려견과 생활하는 반려인들이 많이 듣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2016년, 본보는 SNS를 통해 ‘반려인들이 산책하면서 듣는 매너 없는 말’을 묻는 설문을 진행했습니다. 이 설문에서 반려인들은 ‘매너 없는 말’ 중 하나로 ‘반려견을 잡아먹겠다’는 내용의 말을 꼽기도 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매너 없는 말로 끝나지 않습니다. 동물자유연대 채일택 사회변화팀장은 “만일 반려인이 반려견을 잃어버렸다면 ‘개 농장에 가서 찾아보라’는 말이 반려인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하게 돌고 있다”면서 반려인들이 실제로 겪는 두려움을 전했습니다. 채 팀장은 2017년 발생한 ‘오선이 사건’을 예로 들었습니다. 오선이 사건은 부산에서 이웃집 반려견을 훔쳐 건강원에 맡겨 개소주로 만든 사건입니다. 채 팀장은 “동물을 마음에 안 들면 쉽게 죽일 수 있는 존재로 보는 시선 자체가 문제”라면서 “회사를 알리기 위한 수단에 이런 모습을 드러낸 것을 보면 감수성이 부족하다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없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라며 마켓비 측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2. 반려동물에겐 ‘잔인한 7월’… 작년보다 올해 더 버려져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와 서울시가 함께 한 휴가철 유기동물 줄이기 캠페인 포스터. 어웨어 제공

휴가철마다 동물 유기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올해도 동물 유기는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유기동물 통계 사이트 ‘포인핸드’에 따르면 올해 7월 대구 지역에서만 665마리가 유기됐습니다. 이는 월평균 451건에 비해 47.5% 더 많은 수치입니다. ‘휴가철이 되면 동물 유기가 늘어난다’는 말이 올해도 어김없이 적용된 것입니다. 다른 지역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광주에서 올해 7월 유기된 반려동물의 수는 442마리였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유기된 반려동물 숫자인 324마리보다 많습니다. 경기도에서도 7월 버려진 반려동물의 수는 2,903마리로, 31일에만 75마리가 유기됐습니다. 경기도 역시 지난해 7월 유기된 2,690마리에 비해 유기동물 수가 213마리 증가했습니다.

매년 휴가철마다 반려동물 유기를 경계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붙고,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7~8월 두 달 사이 유기동물 문제의 해결책으로 언급되는 동물등록을 적극 유도하는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노력이 무색하게 보이는 통계 결과인 것입니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와 서울시가 함께 한 휴가철 유기동물 줄이기 캠페인 포스터. 어웨어 제공

휴가철 동물 유기 방지 캠페인에 적극 나서고 있는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의 이형주 대표는 “아직 동물 유기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라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현재 동물 유기 행위는 과태료 최대 300만원에 처해질 수 있는 불법 행위입니다. 하지만 과태료를 부과하는 주체가 지방자치단체라는 점이 문제입니다. 지방자치단체는 수사권이 없기 때문에 동물을 유기한 사람을 찾아내기 어렵다는 것이죠. 이 대표는 “CCTV나 차량 블랙박스 등을 통해 동물을 유기하는 사람을 찾아내는 방법이 있지만, 현행법상 경찰이 나설 의무가 없는 만큼 사회 인프라를 이용해 동물 유기를 적발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제도의 허술한 부분을 지적했습니다. 이 대표는 “동물복지 선진국에서는 유기동물이 야생에 노출되면 생존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동물 유기 행위를 학대에 준하는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며 처벌이 더 강해져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동물 유기 행위가 적발되면 ‘과태료’를 부과하던 기존의 처벌을 ‘벌금’으로 바꾸자는 내용의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된 상태입니다.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과태료가 벌금으로 바뀌게 되면 벌금을 부과하는 주체가 법원이 됩니다. 다시 말해 동물 유기가 형법상의 범법행위로 한층 더 강해진다는 뜻입니다. 개정안이 통과돼 동물 유기 행위에 대한 처벌이 더 강해질지, 이로 인해 매년 늘고 있는 유기동물의 수가 줄어들 수 있을지 앞으로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3. 전국 각지에서 개가 실려오는 창고, 
 알고보니 ‘식용 개 경매장’? 
지난 5일 경기도 김포의 한 창고 앞에서 열린 ‘불법 식용 개 경매장 철폐’ 기자회견 도중 동물보호단체 ‘동물구조119’의 임영기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동물해방물결 제공

동물보호단체들이 ‘식용 개 경매’를 규탄하고 나섰습니다.

동물해방물결과 동물구조119는 지난 5일 경기 김포시에 위치한 한 창고 앞에서 ‘불법 식용 개 경매장 철폐 촉구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단체들은 이 창고에서 “전국 각지에서 실려온 개들의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이 창고를 개농장과 도살장 사이에 있는 ‘개 식용의 중간 기착지’로 규정했습니다.

동물보호단체들에 따르면 이곳 창고에는 매주 약 500~600마리의 개들이 철창에 갇힌 채 실려온다고 합니다. 실려온 개들은 창고 안에 설치된 뜬장에 갇혀 있었으며 경매는 매주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 오후에 진행됐습니다. 단체들은 개의 품종 또한 다양했다고 전했습니다. 대부분 진돗개와 도사견이었지만, 골든 리트리버, 폭스테리어 역시 볼 수 있었죠. 하지만, 품종에 상관없이 경매는 오로지 ‘식용’ 목적이었다고 단체들은 주장했습니다. 특히 풀리지 않은 목줄 때문에 반려견으로 살아왔던 것으로 추정되는 개 또한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동물보호단체 ’동물해방물결’의 회원 중 한 사람이 창고 벽에 ‘불법 경매 철거’라는 구호를 쓰고 있다. 동물해방물결 제공

경매 과정 또한 잔혹했다고 합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경매가 이뤄지는 동안에도 개들은 구부정한 자세로 물도, 밥도 먹지 못한 채 두려움에 떨었다”며 당시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이들은 “경매가 시작되면 개들은 수시로 쇠꼬챙이로 찔리며 머리, 등, 꼬리에 페인트칠을 당했고 경매가 끝나면 도살이 기다리고 있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법의 사각지대에서 동물 학대와 탈세로 활개쳐 온 식용개 경매장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다”면서 “지금도 전국의 숨겨진 경매장에서는 개들이 은밀히 거래되고,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을 것”이라고 호소했습니다. 그와 더불어 동물보호법에 따라 해당 경매장을 동물학대 행위로 고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김포시청은 가축사육제한구역에 멋대로 들어선 불법 식용 목적 개 경매장을 가축분뇨법 제8조 3항에 따라 즉각 철거 조치하라”고 주장하면서 지자체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했습니다. 덧붙여 국회를 향해서도 “표창원 의원이 대표 발의한 ‘동물보호법 일부개정안’(동물 임의도살 금지법)을 하루속히 심사, 통과하라"고 요청했습니다.

정진욱 동그람이 에디터 8leonardo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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