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업계 ‘희토류 무기화’ 공식 선언… 미국은 화웨이 제재 완화 보류키로

입력
2019.08.09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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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엔젤레스 롱비치 항구에서 중국 선적 컨테이너들이 하역되고 있다. 로스엔젤레스=EPA 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엔젤레스 롱비치 항구에서 중국 선적 컨테이너들이 하역되고 있다. 로스엔젤레스=EPA 연합뉴스

미국의 추가 관세 예고와 환율조작국 지정 이후 미중 간 무역전쟁이 나날이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 업계가 ‘희토류 무기화’를 공식 선언하고 나섰다. 미국 역시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에 대한 제재 완화 결정을 보류하는 등 보복에 보복이 이어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내 희토류 채굴ㆍ가공ㆍ제조업체 300여곳이 속해 있는 희토류산업협회는 전날 성명서를 통해 “우리의 산업 지배력을 미국과 무역전쟁에서 무기로 쓸 준비가 돼 있다”며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에 대한 중국 정부의 맞대응을 결연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정부가 부과한 관세 부담은 미국 소비자들이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중국 정부는 미국에 대한 무역보복 카드로 희토류 수출 통제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혀 왔지만 이처럼 업계까지 나서 전격적으로 선언한 것은 처음이다. 희토류는 반도체나 스마트폰 등 첨단 제품은 물론 군사용 레이더와 같은 무기 생산에도 필수적인 소재로, 중국이 세계 희토류 생산의 80% 이상을 꽉 잡고 있다. 중국은 일본과의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이 벌어진 2010년에도 희토류 수출 통제를 발표, 타국과의 갈등 국면에서 언제든 무기로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 줬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미 백악관이 자국 기업과 중국 화웨이 간 거래 제한 완화를 미루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6월 오사카에서 양국 정상이 합의한 사안이나, 최근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수입 중단을 발표하면서 논의가 원점으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를 포함한 중국업체 5곳의 통신ㆍ감시 장비 구입에 연방 재원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잠정 규정을 추가로 발표하기도 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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