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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0년 오늘 미국 뉴욕주에서 전기의자 사형이 처음 집행됐다.

미국 뉴욕주의 전기의자 처형 허용 법안이 1888년 6월 제정돼 이듬해 1월 시행됐다. 총살형, 교수형, 단두형에 비해 ‘덜 비인간적인’ 사형이 그렇게 가능해졌다. 전기가 대중화해 고압 발광 현상을 활용한 아크 가로등이 활발히 도입되던 때였다. 당연히 감전 등 안전사고도 빈발했다.

에디슨과 테슬라(Nichola Tesla,1856~1943)가 전기의 헤게모니를 두고 맞서던 때이기도 했다. 나이아가라 폭포의 발전전력을 송전받는 데는 에디슨의 직류보다 테슬라의 교류가 훨씬 유용했다. 대신 고압이라 더 위험했다. 에디슨이 교류에 살인무기라는 나쁜 이미지를 덮씌우기 위해 전기의자 도입에 적극 개입했다는 주장은 의도와 관련된 주장이라 확인할 길이 없지만, 그가 뉴욕주 사형제 개선위원회에 자문하며 테슬라와 동업하던 웨스팅하우스의 교류발전기를 활용할 것을 권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의사와 법률가 등이 가담한 위원회의 최종안은 교류-직류 구분 없이 3,000V 고압 전류를 사용하라는 거였다.

전기의자 발명가는 뉴욕 버펄로의 치과의사 알프레드 서드위크(Alfred Southwick)다. 그는 1881년 8월 술에 취한 한 부두 노동자가 아크등 전기회사의 발전기를 건드려 사망한 사건에 착안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는 유기견과 고양이 등을 대상으로 숱하게 실험한 뒤 82년과 83년 과학저널에 결과를 발표했고, 치과 진료용 의자를 개조한 시제품도 선보였다. 최신 과학적 처형법은 당시로선 덜 야만적으로 보였을 것이다. 위원회의 판단은 그랬다.

1890년 8월 6일, 아내를 도끼로 살해해 사형을 선고받은 남성(William Kemmler)이 인류 최초로 전기의자에 앉혀졌다. 1,000V(교류) 전기를 17초간 흘려도 숨이 멎지 않자 집행관들은 전압을 2,000V로 높였다. 참관자 중 한 명이 “차라리 도끼를 쓰는 게 나을 뻔했다”고 말했다는 기록이 있다. 하지만 그건 그들에겐 기술적 오류일 뿐이었다. 이후로도 끔찍한 ‘오류’는 끊임없이 이어졌다.

사형제를 유지해 온 주들이 근년 들어 보다 인간적이라 여기는 방식은 약물주사다. 하지만 그 역시 시행착오가 없지 않다. 지난해 테네시주의 한 사형수처럼, 약물 고문을 당할 수 없다며 변호사까지 동원해 전기의자를 고집한 이도 있다. 사형 자체가 그렇지만, ‘덜 비인간적’인 사형법 같은 건 없다. 최윤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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