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일에 협상 시간 갖기 위한 '분쟁 중지 협정' 촉구”

입력
2019.07.31 07:26
수정
2019.07.31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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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미 행정부 고위당국자 인용..”미국 한일 갈등 해결 돕기 위해 노력”

ARF 계기 한미일 외교장관회담 가능성…한일 협상 국면 전환할지 주목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30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 참석차 출국하기 위해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30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 참석차 출국하기 위해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이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 조치로 촉발된 한일 갈등과 관련해 협상 시간을 갖기 위해 분쟁을 일시 중단하는 ‘중지 협정'(standstill agreement)에 합의할 것을 양측에 촉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내달 2일 한국을 백색 국가에서 제외하는 일본의 각의 결정을 앞두고 미국이 추가적인 상황 악화를 막고 한일간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기 위한 외교적 관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내달 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기간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가능성이 높아 한일간 갈등이 협상 국면으로 전환하는 실마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미 행정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미국은 협상할 시간을 벌기 위해 심각한 외교적 분쟁에 대한 중지 협정에 서명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한국과 일본에 촉구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미국은 역내 동맹국 간 분쟁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미국의 분쟁 중지 제안이 한일 양국 간 이견 자체를 해소해 주지는 못하겠지만, 양측간 협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일정 기간 추가 조치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이 당국자는 말했다. 다만 '분쟁 중지'의 유효 기간을 어느 정도로 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한다..

한일 양국 중 어느 한 쪽 편을 들기 어려운 미국으로선 한일 갈등 현안에 직접 개입하지 않되 한일 갈등이 악화일로로 치닫는 상황을 막기 위해 한일간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는 역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한미일 외교 장관이 모이는 ARF가 한일 갈등 국면을 가르는 중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ARF 참석을 포함한 태국, 호주, 미크로네시아 순방을 위해 이날 출국했다. 강경화 외교 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도 ARF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한다. 미 정부 관계자는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1일 한국과 일본의 외교부 장관과 만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혀 내달 2일 열리는 일본 각의에 앞서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담이 이뤄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미국은 아울러 8월 24일까지 연장 여부가 결정돼야 하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과 관련해 한일 분쟁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으며 8월 15일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메시지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앞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주 일본과 한국을 잇따라 방문했으며, 방한 기간 한일 갈등을 두고 "외교적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언급, 미국의 '관여'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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