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수영연맹‘쑨양 패싱’에 놀라 징계조항 신설

입력
2019.07.25 18:30
수정
2019.07.25 18:34
22면
지난 24일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영 남자 자유형 800m 결승에서 중국의 쑨양이 경기를 마친 뒤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지난 24일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영 남자 자유형 800m 결승에서 중국의 쑨양이 경기를 마친 뒤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중국의 수영 스타 쑨양을 둘러싼 ‘쑨양 패싱’(시상대에서 쑨양과 인사하지 않는 행동)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25일 대한수영연맹 등에 따르면 국제수영연맹(FINA)은 ‘메달 세리머니, 기자회견 등에서 다른 선수를 겨냥해 부적절한 행동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의 ‘선수 행동규범’(code of conduct)을 신설해 최근 각국 수영연맹에 전달했다. FINA는 “스포츠에서는 어떤 정치ㆍ종교ㆍ차별적 행동도 금지된다”고 설명했다.

FINA의 이번 방침은 이번 대회에서 선수들의 ‘쑨양 패싱’ 거듭되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약물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지 못한 채 광주 대회에 나선 쑨양은 동료 선수들로부터 거센 저항을 받고 있다. 맥 호튼(23ㆍ호주), 던컨 스콧(22ㆍ영국)은 이번 대회 시상식에서 쑨양과의 악수 및 기념사진 촬영을 거부하며 ‘쑨양 패싱’ 행동을 보였다.

이에 FINA는 호턴과 스콧에게 ‘경고’를 하는 한편, ‘선수 행동 규범’까지 신설한 것이다. 퍼넬러피 헤인스(45) FINA 선수위원회 위원장은 “선수들은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시상대에서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라고 말했다. 저우지훙 중국 수영협회장도 “추측과 떠도는 말을 토대로 한 엘리트 선수를 공개적으로 더럽히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선수들의 반발은 거세다. 남자 평영을 휩쓸고 있는 또 다른 스타 에덤 피티(25ㆍ영국)는 25일 기자회견에서 “쑨양에게 강한 메시지를 전한 호턴과 스콧의 생각과 행동을 지지한다”면서 “지금 수영장은 반 도핑 분위기가 가득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한 차례 도핑 전력이 있는 쑨양은 지난해 9월 도핑검사 샘플을 채집하기 위해 자택을 방문한 국제도핑시험관리 직원들의 활동을 방해해 ‘도핑테스트 회피’ 논란을 일으켰다. FINA는 쑨양에게 경징계(경고)를 내렸다가 세계반도핑기구(WADA)로부터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에 제소된 상태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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