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눈]‘충주 티팬티남’ 후폭풍…“왜 남자는 안 되냐”

입력
2019.07.25 15:15
수정
2019.07.25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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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남자만 신고?” VS “여자도 저 정도는 아니다” 

속옷처럼 보이는 핫팬츠 차림의 남성이 17일 충주 중앙탑면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를 주문하고 있다. 이 남성은 원주에서도 같은 행동을 벌여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뉴시스
속옷처럼 보이는 핫팬츠 차림의 남성이 17일 충주 중앙탑면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를 주문하고 있다. 이 남성은 원주에서도 같은 행동을 벌여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뉴시스

핫팬츠를 입고 충주와 원주 도심을 활보한 일명 ‘충주 티팬티남’이 과다노출 혐의로 입건됐다. 사건은 일단락되는 모양새이지만 온라인에서는 남녀의 옷차림을 두고 성대결 양상이 확산되고 있다.

25일 경찰이 ‘충주 티팬티남’을 입건해 조사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상에서 남녀 옷차림을 두고 누리꾼 간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 남성의 차림이 티팬티가 아닌 초미니 핫팬츠의 일종인 가죽 재질 바지로 드러나면서, “남성은 이런 옷을 입으면 안 되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 누리꾼은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에 “여자들은 ‘브래지어를 하든 안 하든 왜 신경을 쓰고 쳐다보냐, 이거 시선 강간이라며 쳐다보는 사람이 잘못’이라고 하지 않느냐”라며 “그런데 정작 남자가 입고 싶은 대로 입으면 변태로 매도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러자 또 다른 누리꾼이 반박 글을 올리면서 논쟁이 시작됐다. 이 누리꾼은 “이건 노출증의 일부로 봐야 하지 않겠냐”며 “팬티가 아니니까 괜찮다고 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또 “여성들의 문제제기가 과한 부분도 있겠지만, 만약 저 상황을 옆에서 목격했다면 미쳤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고도 했다.

이 글에는 남녀의 옷차림을 비교하며 ‘충주 티팬티남’을 옹호하는 듯한 댓글도 여러 개 달렸다. 여자에겐 이러한 차림이 허용되면서 남자만 안 된다고 하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주장이다. 누리꾼들은 “여자가 저렇게 하고 다니면 어떡할 거냐. 노브래지어로 다니는 건 또 어떠냐”(하***), “이래서 고정관념이 무서운 거다. 남자는 스타킹, 핫팬츠, 레깅스 입으면 안 되냐. 사진 찍은 사람들이 이상한 거라고 생각진 않느냐”(고***), “여자들은 더하면 더했는데 이걸 가지고 문제 삼을 순 없다. 다만 민망할 뿐”(min***) 등의 반응을 보였다.

포털사이트에도 “여자는 괜찮고 남자는 흉하고 꼴보기 싫으냐? 이런 게 남녀평등이냐”(tom***), “여자들이 핫팬츠 입은 건 신고가 안 되는데, 왜 남자는 신고가 되는 거냐. 남자는 안되고 여자는 되고. 이것부터가 남녀차별이다”(djy***), “여자들은 저것보다 더 심하게 노출하고 다니는데 왜 남자들만 문제가 되고 처벌을 받아야 하냐”(pix***) 등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반면 일부 누리꾼들은 “노브래지어 차림과 비교하면 안 된다. 여자만 착용하는 건데 안 한다고 노출 차림인 거냐”(eka***), “여자들도 저 정도로는 안 입고 다닌다”(jas***), “상식적인 사람의 눈으로 봤을 때 그 장소에서 예상하기 쉽지 않은 장면이기에 이슈화 된 거다”(전***) 등의 반대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충주 티팬티남’의 사례를 남녀의 옷차림 문제로 비화시키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사회학자 오찬호씨는 이날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여성이 속옷을 안 입는 것과 남성이 핫팬츠를 입는 건 맥락이 다르다”라며 “여성은 사회적 눈치 때문에 구속돼온 것을 벗어버리려고 실천하는 것이지만, 남성이 이렇게 입는 건 너무 소수의 사례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남성이 오래된 사회적 억압에 메시지를 던지는 식으로 포장되는 건 맞지 않다. 남성에게도 그런 옷을 입을 자유가 있다고 보는 건 이번 사안과 맞지 않는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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