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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에 서울시교육청은 조직문화 혁신방안의 하나로 구성원 간 호칭을 ‘○○쌤’, ‘○○님’으로 통일한다고 발표해 엄청난 반발이 있었다. 교원 단체에서는 ‘선생님’을 못 쓰게 하고 ‘교사들을 얕잡아 보는 호칭’인 ‘쌤’을 학생들이 쓰게 하는 것은 교사들의 자존감과 정체성을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샘/쌤’은 1999년의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나오지 않는다. 2009년 ‘고려대 한국어대사전’에는 ‘샘’만 실렸고, 2016년부터 공개된 ‘우리말샘’에는 ‘샘’과 ‘쌤’ 모두 들어 있다. 그런데 이 말을 ‘주로 학생들이 쓴다’고 하여 학생들의 은어처럼 기술한 것은 사실과 다르다. 교사나 학원 강사들도 서로 ‘샘/쌤’을 쓰고 있으며, 병원 근무자들도 마찬가지다. 한 연구에 따르면, 대학에서 가르치는 사람에게 ‘샘/쌤’으로 호칭한다는 교수들이 응답자의 60%로 나타났다.

교원 단체에서 ‘쌤’이 교사를 얕잡아 보는 호칭이라고 반발했으나 국어사전에는 그런 내용이 없다. 오히려 학생들은 아무에게나 ‘샘/쌤’을 쓰는 것이 아니라 친근하고 호감이 가는 교사들에게 긍정적 태도에서 쓴다. ‘선생님’을 못 쓰게 하고 일괄적으로 ‘님’, ‘쌤’을 강제하려 한 것이 문제였지만 호칭어 ‘쌤’ 자체에 언어적, 사회적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표준 언어 예절’의 개정 작업이 진행 중인데, 두루 높임의 사회적 호칭으로 ‘님’과 함께 ‘샘/쌤’을 추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미 성인들 사이에서 두루 쓰는 호칭어로 ‘사장님’ 대신 ‘선생님’이 자리 잡았다. 격식적 표현 ‘선생님’을 기본으로 하면서, 비격식 형식 ‘샘/쌤’을 쓰도록 하면 상대방에 대한 존중심과 함께 친근감 표현이 가능하고, 언어 경제성에서도 유리하다.

이정복 대구대 한국어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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