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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영화 ‘역도산’ 출연 배우 야마모토 다로의 ‘레이와신센구미’
일본의 신생정당 레이와신센구미의 당 대표인 야마모토 다로(오른쪽)와 비례대표 의원 후나고 야스히코. 레이와신센구미 유튜브 캡처

21일 치러진 일본의 참의원 선거에서 가장 눈길을 끈 야당은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이 아닌 비례대표 2석을 얻은 ‘레이와신센구미(令和新選組)’였다. 올해 4월 1일 만들어진 신생 정당인 레이와신센구미는 일본 배우 출신인 야마모토 다로(山本太郞)가 만든 당으로, 야마모토 대표는 과거 일본의 한 방송에서 “독도를 한국에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 인물이다.

22일 NHK 등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제25회 참의원 선거에서 레이와신센구미는 루게릭 병으로 잘 알려진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에 걸린 후나고 야스히코(舩後靖彦)와 뇌성마비로 중증장애를 앓는 기무라 에이코(木村英子)가 당선 확정되는 등 총 2명의 비례대표 의원을 배출했다. 일본 ALS협회에 따르면 과거 국회의원이 루게릭병에 걸려 은퇴한 적은 있지만, 이 병에 걸린 환자가 국회에 진출한 사례는 처음이다. 야마모토 대표는 당의 비례대표 3번으로 출마, 비록 낙선했지만 일본 참의원 비례대표 낙선자 최고 득표수(44만표)를 넘어서는 기록을 세웠다. 때문에 개표 당시 그의 이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의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등 일본 내에서 상당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후나고 당선인은 이에 당선 소감을 밝히면서 “(당선은) 야마모토 대표의 인기 덕분”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2013년 10월 31일 한 파티장에서 아키히토(明仁) 일왕에게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를 둘러싼 실상을 알리는 서한을 전달한 일 때문에 사임 압박을 받는 야마모토 다로 의원이 다음날인 11월 1일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과거 일본의 야당인 자유당 공동대표였던 야마모토 당시 참의원 의원은 자유당이 국민민주당에 합류하자 해당 정당을 만들었다. 배우 출신으로 한국 영화 ‘역도산’ ‘마이웨이’에도 출연해 한국 국민들에게도 눈에 익은 야마모토 대표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후쿠시마 원전((福島) 사고를 계기로 반핵 운동가로 활동하면서 정치인으로 진로를 틀었다. 2013년 참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된 후 같은 해 10월 일왕에게 원전 피해에 대한 실상을 알리는 편지를 전달했다가 살해 협박을 받기도 했다. 또 줄기차게 ‘전쟁 반대’를 외치면서 2015년 9월 집단적 자위권을 허용하는 안보법 강행 처리에 맞서 투표함을 향해 무려 6분 동안 극단적으로 느릿느릿하게 걷는 ‘우보(牛步ㆍ소걸음)’ 전술을 펼치고, 투표 후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향해 참배하는 자세를 취했다. 그는 또 2008년에는 일본의 방송에서 “독도는 한국에 주는 게 좋다”고 발언해 ‘매국노’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로써 레이와신센구미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새롭게 만들어진 지 112일만에 국회에 진출했다. 레이와신센구미는 최저임금 시간당 1500엔(약 1만6,300원)과 소비세 폐지, 공무원 증원, 원전폐지 등을 내걸고 인기몰이에 나서며 득표를 늘렸다. 당의 이름은 나루히토(德仁) 새 일왕 시대에 사용되는 일본의 연호인 ‘레이와(令和)’와 야마모토 대표가 과거 출연했던 드라마 ‘신센구미(신선조)’의 제목에서 따왔다. 레이와신센구미는 앞서 ‘아베정권 타도’를 위해 아베 정권에서 만들어지고 개정된 법률을 폐지하는 것을 목표로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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