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매체 “한일갈등, 중국 산업계에 위기이자 기회”

입력
2019.07.16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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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 규제 강화 조치와 관련한 양국 과장급 첫 실무회의에 참석한 산업통상자원부의 전찬수 무역안보과장(오른쪽부터)·한철희 동북아 통상과장이 지난 12일 도쿄 지요다구 경제산업성 별관 1031호실에서 일본 측 대표인 이와마쓰 준(岩松潤) 무역관리과장·이가리 가쓰로(猪狩克郞) 안전보장무역관리과장과 마주 앉은 채 얼굴을 쳐다보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 규제 강화 조치와 관련한 양국 과장급 첫 실무회의에 참석한 산업통상자원부의 전찬수 무역안보과장(오른쪽부터)·한철희 동북아 통상과장이 지난 12일 도쿄 지요다구 경제산업성 별관 1031호실에서 일본 측 대표인 이와마쓰 준(岩松潤) 무역관리과장·이가리 가쓰로(猪狩克郞) 안전보장무역관리과장과 마주 앉은 채 얼굴을 쳐다보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사실상의 보복 조치로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 조치에 나선 것과 관련,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한일 갈등이 격화하고 있으며 단기간 내 관계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한일 갈등이 중국 산업계에 위기이자 기회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16일 신화통신은 논평에서 한일 정부가 지난 12일 무역 갈등과 관련해 도쿄에서 실무급 협의를 가졌지만, 다음 협의 시기도 정하지 못한 채 유쾌하지 않은 기분으로 헤어졌다며 양국 관계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평가했다.

이 통신은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일본은 무역 갈등 속에 강경한 태도로 공세를 취하는 반면, 한국은 수세에 몰린 모양새로 동원할 카드가 많지 않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번 무역 갈등의 근본 원인으로 지적되는 역사 문제에서 양측이 쉽게 양보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양국 관계를 단기간 내에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화통신은 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강제징용 배상 판결 문제를 예를 들어 상대방 국가가 약정을 준수하지 않은 상황에서 더는 우대국 조치를 해줄 수 없다고 말하면서, 오는 21일 치러질 일본 국회 참의원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오르기 위한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보았다.

통신은 "아베 정부가 택한 대(對)한국 수출규제 품목 3가지가 모두 한국의 대(對)일본 의존도가 높은 제품인 데다 한국의 주요 산업인 반도체 산업에 직격탄이 된다는 점에서 이런 선택은 한국을 고통스럽게 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면서 "이번 협상에 임한 일본의 태도로 볼 때 아베 정부는 아직 손을 뗄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도 이날 한일 갈등의 주요 쟁점을 자세히 소개하는 분석 기사에서, 한일 양국 갈등이 중국 산업계에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신문은 "양국 갈등이 한국 반도체 기업에 위협으로 작용하고, 중국 기업 생산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며 "세계화 시대에는 메모리,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같이 한 제품이 종종 여러 국가의 참여로 만들어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이 반도체와 OLED의 원재료를 만들어 한국에 수출하면 한국은 반도체와 OLED를 만들어 중국에 수출하고, 중국은 이 제품들을 가지고 휴대전화나 TV 등 완성품을 만든다"면서 "만약 한국 기업의 부품 생산에 문제가 생기면 화웨이(華爲) 등 중국 기업의 휴대전화 생산에도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환구시보는 "한국 기업들은 이번 사건을 통해 핵심 기술이나 원재료 개발의 필요성을 반드시 느낄 것"이라며 "그러나 이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중국이 한국이 찾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중국중앙(CC)TV도 연일 한일 반도체 소재 갈등에 대해 비중 있게 보도하는 등 중국 매체들은 한국과 일본의 대립을 미·중 무역전쟁에 대입해 바라보는 분위기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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