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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코오롱생명과학의 이우석(오른쪽) 대표와 유수현 바이오사업담당 상무가 인보사 투약 환자 안전관리 대책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코오롱생명과학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보사’ 품목허가 취소 처분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고 9일 공시했다. 제약ㆍ바이오 업계는 코오롱이 허가 취소를 뒤집을 만한 ‘반전 카드’를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인보사의 주요 성분이 뒤바뀐 데 대해선 코오롱도 잘못을 인정하고 있는 만큼 상황이 크게 달라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코오롱 측은 △식약처의 인보사 품목허가 취소 △경증 환자 임상시험 계획 승인 취소 △인보사 회수ㆍ폐기 명령 등 크게 3가지에 대해 부당성을 주장하며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코오롱은 식약처의 허가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성분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으며, 바뀐 성분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허가를 얻은 만큼 안전성과 유효성은 검증됐기 때문에 허가 취소는 부당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당초 인보사는 증상이 심한 무릎 골관절염 환자에게 투여하도록 허가 받았다. 코오롱은 이번 성분 변경 사태 이전 인보사 적용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증상이 가벼운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계획을 식약처에 제출해 승인을 얻은 바 있다. 식약처는 품목허가 취소에 따라 이 임상시험 승인도 취소했고, 남은 인보사 제품을 전량 회수해 폐기하라고 명령했다. 품목허가 취소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코오롱으로선 임상시험 승인 취소와 남은 제품 폐기 명령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코오롱에 따르면 현재 남아 있는 인보사 제품은 수천개에 이르고, 이를 폐기하는 데 수백억원이 든다.

코오롱은 3가지 쟁점과 함께 식약처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를 고의로 조작하거나 은폐하지 않았다는 점도 소송 과정에서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는 코오롱이 인보사 허가 당시 허위 자료를 제출했고, 허가 전 추가로 확인된 사실을 숨겼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이에 대해 지난달 18일 식약처가 연 비공개 청문회에서 코오롱 측은 뚜렷한 반박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 측은 그러나 “청문회는 식약처가 이미 허가를 취소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뒤 이뤄진 형식적인 절차였기 때문에 충분히 소명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당시 청문회에 이우석 대표나 김수정 연구소장 등 코오롱 측 고위 인사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식약처는 코오롱이 자신들의 주장을 입증할 추가 자료를 제출할 시간은 충분했다고 반박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품목허가 취소가 부당하다는 데 대한 과학적 근거나 반론 자료를 코오롱에 요구했으나 제출하지 않았다”며 “소송에서 코오롱의 주장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하며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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