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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재난’

전쟁과 테러, 각종 사회문제와 환경문제. 그리고 ‘헝가리 유람선 참사’와 ‘신사역 건물 붕괴’ 같은 예측 불가능한 사고까지. 재난이 일상이 되어버린 오늘, 우리는 재난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요?

이번 주 프란이 선택한 콘텐츠는 사회적 재난을 다룬 전시 ‘재난’입니다. ‘재난’이라고 하면 보통 ‘새빨간 불’, ‘폐허가 된 마을’, ‘망연자실한 사람들’이 떠오르죠. 그래서인지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의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혀 ‘재난’ 같지 않은 현장이 펼쳐져 있기 때문이죠.

작품 영상 속 주인공은 새하얀 공간 안에 있습니다. 이윽고 검은 물체가 공격을 시작합니다. 하얗던 공간은 어느덧 검은색으로 뒤덮이지만 주인공은 책을 읽고 차를 마시며 일상적 행동을 이어가죠. 마치 ‘타인은 몰라도 나에게 위험은 없다’, ‘나는 안전할 것이다’고 믿고 싶은 듯하죠.

보도사진을 살짝 지우고 모형으로 현장을 재현한 작품도 있습니다. ‘9·11 테러’, ‘용산 참사’, ‘연평도’라 이름 붙인 이 작품들은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참혹한 사건 현장이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없습니다. 사람이 죽은 사건에 공감하기는커녕 레고 조각인 것처럼 바라보는 그 무심함이 까만 재난이 본인의 하얀 일상을 위협하는데도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듯 행동하는 영상 속 주인공과 어딘지 모르게 비슷해 보입니다. 재난이 일상이 되어 버린 현재, 그래서 무기력해진 나머지 재난을 철저히 ‘남의 일’이라 생각하는 태도. 반복되는 재난을 방관하고 타인의 고통을 외면해 온 우리 사회의 모습과도 닮아 있죠.

그러나 ‘잇 인투(eat into)’ 작품 영상의 끝부분 하얗던 공간이 결국 검은 비가 내린 것처럼 까매지는 것에서 알 수 있듯 그건 언젠가 우리의 일이 될지도 모르는 현실입니다. 재난을 무관심하게 바라보는 게 아니라 피해자의 고통에 공감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그래서일 것입니다.

재난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를 모색하는 이 전시는 8월 18일까지 서울대학교 미술관에서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의 프란 코멘트

“우리의 무관심이 만든 사회적 재난에 대한 이야기”

프란이 선택한 좋은 콘텐츠,

다음 주에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현유리 PD yulssluy@hankookilbo.com

정선아 인턴 PD

박고은 PD rhdm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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