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잠원동 붕괴건물 건축주·철거업체 관계자 등 소환조사

입력
2019.07.06 12:53
수정
2019.07.06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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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중이던 건물이 무너져 인명피해가 난 서울 서초구 잠원동 철거현장에서 5일 관계자들이 현장 감식 활동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철거 중이던 건물이 무너져 인명피해가 난 서울 서초구 잠원동 철거현장에서 5일 관계자들이 현장 감식 활동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4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서초구 잠원동 건물붕괴 사고와 관련해 관계자들 조사에 나선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6일부터 잠원동 붕괴 건물 건축주, 철거업체 관계자, 인부 등 공사 관련자와 서초구청 관계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소환 조사 대상자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다”며 “1차 조사가 마무리돼야 입건 대상자를 추려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공사 당시 안전 조치가 부족함 없이 이뤄졌는지, 위험 징후가 나타났는지, 징후가 있었음에도 공사를 강행한 것은 아닌지 파악할 예정이다. 조사 과정에서 관계자들의 과실이 드러난다면 정식 입건할 방침이다.

앞서 서초구가 건축주와 시공업체, 공사 감리자를 고발한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경찰 측은 “고발 대상자들이 애초 조사 대상에 포함돼 있던 만큼, 수사 방향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지난 4일 오후 2시 23분쯤 철거 작업 중이던 지상 5층, 지하 1층짜리 건물이 무너지면서 발생했다. 건물 잔해가 도로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차량 3대를 덮치면서 예비신부 이모(29)씨가 숨졌고, 이씨의 약혼자 황모(31)씨는 중상을 입었다. 다른 차에 타고 있던 60대 여성 2명도 경상을 입었다.

이날 사고를 두고 일각에서는 ‘인재(人災)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고 현장 검증에 나섰던 전문가들은 건물 내부에 하중이 쏠리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잭 서포트’(지지대)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고 건물 외벽이 며칠 전부터 휘어져 있었고 시멘트 조각이 떨어지는 등 붕괴 조짐이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전날 경찰과 소방당국, 서초구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이 참여한 합동 감식에서는 철거 작업 중 가설 지지대 또는 지상 1~2층 기둥과 보가 손상돼 건물이 붕괴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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