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 울려 퍼진 비정규직 5만명의 함성 “차별 없는 세상”

입력
2019.07.0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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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공공부문 비정규직 철폐 전국노동자대회 참가자들이 비정규직 철폐와 차별 해소 등을 촉구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공공부문 비정규직 철폐 전국노동자대회 참가자들이 비정규직 철폐와 차별 해소 등을 촉구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학교 급식조리원 등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5만여 명이 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비정규직 철폐와 차별 해소를 목 놓아 외쳤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에 따르면 이날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공공부문 비정규노동자 총파업 비정규직 철폐 전국노동자대회’에는 전국에서 달려온 5만3,000명이 운집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등이 속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조합원 3만5,000여 명이 집회를 주도했고, 민주일반연맹과 건설산업연맹 등이 동참했다.

오후 1시부터 서울시교육청, 정부서울청사, 청계광장 등에서 사전집회를 가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본집회가 시작된 오후 3시쯤 광화문광장으로 속속 집결했다. 이순신 장군 동상 부근부터 광장 북측 끝까지 같은 색 옷을 맞춰 입은 참가자들과 각 조합 깃발들이 거대한 물결을 이뤘다. 차량운행이 통제된 세종문화회관과 맞은편 주한 미국대사관 앞 도로에도 집회 참가자들이 모여들었다.

파업을 결의한 노동자들의 표정은 결연했다. 분홍색 조끼와 모자를 착용한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조합원들과 연두색으로 통일한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조합원들은 소속이 달랐지만 ‘목소리’는 같았다. ‘차별 없는 세상으로’ ‘비정규직 없는 세상’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 투쟁으로 쟁취하자”고 구호를 외쳤다.

연두색 옷과 모자를 착용한 공공운수노조 산하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조합원이 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총파업 집회에서 깃발을 흔들고 있다. 이한호 기자
연두색 옷과 모자를 착용한 공공운수노조 산하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조합원이 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총파업 집회에서 깃발을 흔들고 있다. 이한호 기자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문재인 정부가 표방한 정규직 전환 약속과 국정과제가 지지부진해지는 사이 임금, 상여금, 휴일, 복리후생 차별이 비정규 노동자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책임과 회피로 비정규 노동자 파업을 부추기지 말고 민주노총이 요구하는 노정교섭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광화문광장 집회를 마친 뒤 청와대와 가까운 청운동 주민센터, 삼청동 브라질대사관 인근까지 두 갈래로 행진하며 정부를 압박했다. 공공부문 비정규노동자들은 이날 상경투쟁에 이어 4, 5일에 경기 인천 충북 등 15개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파업대회를 이어간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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