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빼고… 중일 격상된 양국 관계 구축 강조

입력
2019.06.27 21:00
수정
2019.06.27 22:5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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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일 정상회담서 아베ㆍ시진핑 ‘격상된 중일 관계’ 구축 강조 

 아베, 文대통령과 회담 거부하곤 시진핑엔 국빈방문 요청 등 밀착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7일 오사카 내 호텔에서 열린 중일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오사카=AP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7일 오사카 내 호텔에서 열린 중일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오사카=AP 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7일 오사카(大阪)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격상된 중일 관계 구축을 강조했다. 강제징용 문제를 둘러싼 갈등으로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남을 거부한 아베 총리가 시 주석과는 회담 이후 만찬까지 함께 하면서 우호적인 분위기를 연출한 것이다.

아베 총리는 이날 “내년 벚꽃이 필 무렵 시 주석을 국빈으로 일본에 초청해 양국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시 주석도 “매우 좋은 아이디어”라고 긍정적으로 검토할 뜻을 밝혔다.

아베 총리는 또 “작년 10월 중국 방문 이후 일본과 중국의 관계는 정상궤도로 돌아왔다”며 “레이와(令和) 시대 개막과 중국 건국 70주년인 올해 중일 관계의 신시대를 열고 싶다”고 했다. 시 주석은 “아베 총리와 함께 높은 차원의 전략적 리더십을 강화해 새로운 시대에 적합한 중일 관계를 구축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양국 간 갈등사안인 센카쿠(尖閣ㆍ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 등 민감한 의제를 배제한 채 주로 우호적인 의제로 대화를 나눴다.

시 주석은 일본과의 협력을 통해 무역 담판에 앞서 미국을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시 주석은 이날 미국을 의식한 듯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자유무역과 다국주의를 지키자’는 확실한 메시지를 함께 내자”고 했다. 아베 총리는 한국과 러시아 등과의 외교에서 성과를 거두기 어려운 만큼 중일 관계를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양국 정상은 지도자 간 항시적이고 긴밀한 왕래가 지속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 해양 안보에서 상호 위협이 아닌 협력 파트너임을 강조하고, 경제 분야에선 양국이 경쟁에서 협력 관계로의 전환을 강조하고 제3국의 인프라 협력과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체제 구축에 협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양국 국민 간 인적ㆍ문화적 교류를 위한 대화를 시작하고 기후변화 등 전 세계적 환경 문제에 대해서도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아베 총리는 이에 앞서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오찬을 겸한 회담에서 후쿠시마(福島) 제1 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일본산 농산물 수입 규제에 대한 철폐를 요구했다. EU 측은 “수개월 내 좋은 결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규제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오사카=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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