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매각 끝내 불발… 몸값 너무 높았나

입력
2019.06.26 18:37
수정
2019.06.26 22:14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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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로 넥슨코리아 본사 모습. 연합뉴스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로 넥슨코리아 본사 모습. 연합뉴스

국내 최대 빅딜이 될 것으로 관심이 모아졌던 게임업체 넥슨 매각이 무산됐다. 최대 15조원으로 추산된 넥슨의 높은 몸값이 문제가 됐던 것으로 보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김정주 NXC 대표는 넥슨 지주회사인 NXC 지분 매각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매각 주관사 UBS, 도이치증권, 모건스탠리는 조만간 인수 후보들에 해당 사실을 알릴 예정이다.

김 대표는 올해 1월 자신과 특수관계인 등이 보유하고 있던 NXC 지분 98.64%를 매각하겠다는 뜻을 밝혔었다. NXC는 넥슨재팬의 지주회사이며, 넥슨코리아는 넥슨재팬의 100% 자회사다. 김 대표의 NXC 지분 가치는 10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달 세 차례 연기 끝에 진행됐던 넥슨 매각 본입찰에는 재무적 투자자(FI)로 글로벌 사모펀드(PEF) 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베인캐피털, 국내 최대 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참여했고, 전략적 투자자(SI)로 카카오와 넷마블이 최종 합류했다. 세계 최대 게임업체이자 넥슨의 최대 매출처인 중국 텐센트가 뛰어들 가능성도 언급됐으나, 텐센트는 결국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김 대표 입장에선 본입찰 이후의 협상 과정에서 회사의 성장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조건과 매각가격 모두를 만족시키는 인수 후보자를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유력 인수 후보였던 넷마블과 카카오의 경우 올해 1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가 각각 1조6,159억원, 1조6,334억원에 불과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넥슨이 원하는 가격보다 한참 낮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넷마블도 자금 조달 능력 면에서 우려가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PEF에 매각하는 것은 넥슨의 장기 발전이라는 취지에 맞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넥슨 매각 작업이 빠른 시일 내 재개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넥슨 관계자는 “매각과 관련해서는 현재 확인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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