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앞두고 중국 고위급 총출동 “미ㆍ중 타협점 찾아야”

입력
2019.06.24 17:42
수정
2019.06.24 20:5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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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ㆍ재정ㆍ상무부 부부장 등 기자회견서 “다자주의 수호해야” 배수진

지난해 12월 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왼쪽 첫 번째)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두 번쨰)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가지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AP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왼쪽 첫 번째)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두 번쨰)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가지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AP 연합뉴스

28, 29일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중국 고위급 인사들이 공식 브리핑에 나서 한목소리를 냈다. 미국을 겨냥해 보호무역을 배격하자며 중국과 미국이 중간 지점에서 타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와 재정부, 상무부, 인민은행 부부장급 등 고위 인사들은 일제히 24일 오전 외교부 브리핑룸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G20 정상회의 참석과 관련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보호주의에 반대한다”는 말을 꺼냈다. 사실상 중국 정부가 통째로 나서 G20에서 무역갈등을 놓고 담판을 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직설적인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장쥔(張軍)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세계 경제가 위험과 불확실성에 직면해있다”면서 “시 주석이 이번 G20 정상회의 기간 브릭스(BRICSㆍ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과 비공식 회동, 중ㆍ러ㆍ인도 정상 비공식 회동, 중ㆍ아프리카 회의 참석을 통해 다자주의를 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장 부부장은 “국제사회는 일방주의와 보호주의의 횡포와 폐해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며 다자주의 지지와 보호주의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면서 “현재 정세 아래 G20은 다자주의 수호의 기치를 확실히 들고 국제질서와 국제사회의 공평 및 정의를 수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왕서우원(王受文) 중국 상무부 부부장도 “일방주의와 보호주의가 커져 전 세계 무역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으며 세계 경제 성장에 불확실성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국제사회는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서 세계 경제 발전을 위한 길잡이가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왕 부부장은 “우리는 이번 회의에서 다자간 무역 체계와 더불어 일방주의 및 보호주의 반대 측면에서 공동 인식을 모으길 기대한다”며 “G20은 세계 경제 대표로서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을 앞세워야 하며 중국은 각국과 함께 개방 정책을 취해 기업과 투자자의 안정적인 무역 투자 환경을 조성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천위루(陳雨露) 인민은행 부행장도 같은 자리에서 “세계 경제와 금융 리스크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고위층의 잇따른 주장은 G20 정상회의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외 정책인 ‘미국 우선주의’에 대한 반박의 장소로 사용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수개월 째 이어지는 미ㆍ중 무역 분쟁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시도로도 해석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시 주석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G20 개막 하루 전인 27일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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