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미 친서 교환, G20 연쇄 회담…비핵화 협상 돌파구 돼야

입력
2019.06.2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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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싱가포르 제1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역사적인 첫 만남. 연합뉴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제1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역사적인 첫 만남.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친서를 주고받으며 서로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했다. 오는 28, 29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즈음엔 한미 정상회담을 포함해 한반도 주변국 간 연쇄 정상회담이 개최된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무산 이후 교착 상태에 빠진 북한 비핵화 협상의 물꼬가 트일지를 가름하는 중대 국면을 맞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3일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친서를 받고 만족감을 표시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 능력과 남다른 용기에 사의를 표한다”면서 “흥미로운 내용을 심중히 생각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11일 “김 위원장으로부터 어제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으며 우리는 매우 좋은 관계”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7일에도 김 위원장으로부터 전날 친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주고받은 친서의 작성 시점과 세부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두 정상의 반응으로 미뤄 볼 때 신뢰와 긍정의 메시지가 담긴 것은 분명해 보인다. 제3차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이든 회담 직행이든 북미 간 대화 재개로 이어지면서 ‘하노이 노딜’ 이후의 교착 국면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주목되는 건 김 위원장이 ‘정치적 판단 능력’과 ‘남다른 용기’를 언급한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빅딜’ 입장에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최근 대북제재와 관련해 별다른 언급 없이 “대화의 문이 활짝 열려 있다”며 북미 양측 모두의 유연한 접근을 강조했다.

지난주 북중 정상회담에 이어 이번주에는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ㆍ미중ㆍ한러 정상회담 등이 연이어 개최되고, 직후엔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한다. 정부는 시 주석의 방북 과정에서 중국 측과 교감했고, 북미 정상 간 친서외교도 사전에 확인했다고 밝혔다. 주중에는 비건 대표가 입국한다.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 논의를 다시 본궤도에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적극적인 정보 공유와 함께 치밀한 전략과 외교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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