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유람선 참사] 아직 못 돌아온 7인… 인양만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들

입력
2019.06.10 18:31
수정
2019.06.10 19:0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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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생자 4명 유해 첫 입국 장례 엄수 

10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아래에서 헝가리 관계자들이 허블레아니호 인양을 위한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아래에서 헝가리 관계자들이 허블레아니호 인양을 위한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허블레아니호가 침몰한지 13일째인 10일(현지시간) 애타게 인양을 기다렸던 실종자 가족들은 또 한번 낙담했다. 유속과 기상 조건 등은 좋았지만 와이어로 선체를 감는 작업이 지연된 탓이다. 가족의 생사를 확인할 수 있는 인양은 하루를 더 기다리게 됐다.

35명이 승선했던 허블레아니호에서는 한국 관광객 7명만 구조됐다. 현재까지 한국인 19명과 헝가리 선원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한국인 7명과 헝가리인 선장 1명이 아직 실종 상태다.

실종자 가족들은 두 손 모아 선체 인양이 조속히 이뤄지기를 기도하고 있다. 부다페스트에 도착하고 맞은 두 번째 일요일이었던 지난 9일 가족들이 머무는 호텔 로비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시내 여느 호텔과 다를 바 없이 북새통을 이뤘지만 일부 가족들은 로비 안쪽의 우리 정부 신속대응팀 회의실에서 한인 선교회가 주관한 예배에 참석해 빠르고 안전한 인양을 빌었다.

참사를 애도하며 실종자들이 돌아오길 바라는 건 헝가리인들도 마찬가지다. 헝가리 침례교단도 요제프 거리 침례교회에서 한국어와 헝가리어로 합동예배를 진행했다. 꽃을 들고 사고 현장을 찾는 부다페스트 시민들의 발걸음도 끊이질 않고 있다. 한 헝가리 할머니는 강가에 꽃을 놓은 뒤 하늘을 가리키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한국인 여행객 한모(23)씨는 “이번 사고를 보고 세월호 참사가 떠올라 슬픈 마음이 더 컸다”며 “빨리 실종자들이 가족 품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유람선 참사로 숨진 일부 희생자들의 국내 송환이 시작됐다.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희생자 4명의 유해는 오전 11시 30분쯤 유가족들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현지에서 화장 절차를 마친 유가족들은 유골함을 들고 입국한 뒤 일반 게이트가 아닌 별도의 통로를 통해 공항에서 떠났다.

희생자들의 빈소는 경기 안양시 등 거주지역 장례식장에 개별적으로 마련됐다. 지자체에서 파견된 공무원들이 유가족들을 살피며 장례를 지원하고 있다. 다른 희생자들의 유가족과 사고 생존자들도 오스트리아나 체코를 경유해 순차적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부다페스트=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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