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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日동본원사 목포별원서 출발
충무공이 전술 펼친 노적봉 지나
민주ㆍ평화 깃든 DJ기념관으로
1930년 초반에 지어진 일본식 불교사원인 목포오거리문화센터(구 동본원사 목포별원)에서 문화관광해설사가 설명을 하고 있다. 박경우 기자

전남 목포시는 호남선의 종착역이다. 시작과 끝의 개념이 상존하고, 육ㆍ해상을 망라한 문화적 다양성을 가진 도시이기도 하다. 그런 목포가 최근 국내 최초 맛의 도시를 선언, ‘핫한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100년 전 전국 5대도시에 속했던 규모에는 못 미치지만 명성만큼은 회복하겠다는 의지가 당차다.

목포의 멋과 맛, 그리고 낭만을 즐기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단연 목포시티투어버스다. 목포의 구석구석을 단돈 5,000원으로 즐길 수 있다. 정겨운 문화해설사의 설명은 덤이다.

2일 오전 9시30분 목포역에서 44인승 목포시티투어 버스에 몸을 실었다. 빈자리가 없이 승객을 꽉 채운 이날 버스의 문화관광해설사는 특이하게도 일본인 무라카미 마사코(57)씨다. 출발과 함께 마이크를 잡은 마사코씨는 “한국말은 서툴지만 해설은 자신 있다”며 “이쁘게 봐달라”고 말했다. 시티투어 출발 첫 목적지는 구 동본원사 목포별원이다. 목포별원은 개항과 더불어 일본인과 함께 들어온 일본식 불교사찰 건물이다. 건물은 1930년대에 건립된 것으로 광복 이후 사찰건물을 교회로 사용한 재미있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현재는 오거리 문화센터로 조성하여 각종 전시회와 문화행사를 열고 있다.

목포근대역사관 1관에서 목포시티투어에 참여한 고등학생이 만세삼창을 외치고 있다. 박경우 기자

다음으로 향한 곳은 유달산이다. 노령산맥의 큰 줄기가 무안반도 남단에 이르러 마지막 용솟음을 한 목포의 명물이다. 버스에서 내리자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노적봉.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봉우리 위에 볏집을 산처럼 쌓아 우리의 군사가 많은 것처럼 위장 전술을 펼쳐 왜적을 물리쳤다는 데서 유래했다. 해설사는 “노적봉의 꼭대기를 보면 누워있는 큰 바위 얼굴의 형상이 보이는데 뒤에 있는 이순신 장군 동상과 함께 마치 나라를 수호하기 위한 장군의 근엄함을 보여주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유달산 정상으로 2~3분을 올라가면 오포대(지방문화재 제38호)를 만난다. 외형상 대포처럼 보이지만 50~60년 전 이 지역 정오를 알리는 신호로 사용되던 곳이다. 인근에는 유달산 5개의 정자 중 첫 관문인 대학루가 목포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에 자리하고 있다. 목포항과 삼학도, 근대역사물이 가시거리에 들어온다. 일본인상류들이 거주했던 거리가 한눈에 보이고, 좌측으로는 크고 작은 원도심의 건물들, 우측으로는 고하도를 중심으로 다도해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유달산 이순신장군 동상앞에서 문화관광해설사가 노적봉과 사람바위를 가리키며 설명을 하고 있다. 박경우 기자

유달산에는 목포의 눈물을 부른 작고한 가수 이난영의 비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친필 ‘시민의 종각’등이 산재해 있다. 투어 일행들의 발길은 우선 유달산 입구에 위치한 목포 최초의 서구적 근대 건축물인 목포근대역사관 1관으로 향했다. 이곳은 1900년 12월 일본영사관으로 지어졌다가 목포시청, 시립도서관, 문화원 등으로 사용된 근대역사 창고다.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의 본부로 사용됐으며 건물 외관에는 66발의 총성 자국이 남아있다.

근대역사관 입구에는 국도 1,2호선 기점 기념비를 만나볼 수 있다. 목포가 한반도의 시작점, 국도1호선과 2호선이 시작하는 출발지임을 상징하는 도로원표다. 1호선는 목포에서 서울을 지나 신의주까지 연결되던 도로였고, 2호선은 목포에서 부산까지 연결되어 있다.

서울 수서역에서 SRT를 이용해 목포시티투어에 참가한 친구들이 목포근대역사관 입구 평화의 소녀상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경우 기자

역사관 건물 바로 뒤편에는 일본의 전쟁준비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는 방공호가 있다. 내부에는 굴을 파기 위해 강제 동원된 조선인들의 모습을 있는 전시하고 있다.

도보로 5분 거리에는 ‘목포근대역사관 2관’이 자리잡고 있다. 고등학생 국사 교과서에서 보았던 일제수탈의 중심지인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이 이곳이다. 일제시대 자료와 일제침략에 맞서 싸우던 우리 민족의 치열한 구국 운동의 숨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목포시티투어

다음 목적지는 세 마리의 학이 내려앉아 세 개의 섬을 이루었다는 전설을 가진 삼학도이다. 이 곳 삼학도공원에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린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이 있다. 민주주의와 인권ㆍ평화의 의미와 가치를 외쳤던, 정치적 역경속에서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끈을 놓지 않았던 고인의 삶을 확인할 수 있다.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을 찾는 시티투어 참가 학생들이 이날 행사장을 찾은 평화당 박지원의원과 기념촬영을 벌이고 있다. 박경우 기자

투어에 맛이 빠질 순 없다. 시티투어 특성상 자주 이동해야 할 여행객들에게 여러 가지 지역음식을 맛볼 수 있는 한식 남도밥상은 안성맞춤이다. 7,000원(식사비 별도)으로 된장찌개, 계란찜, 갈치조림, 제육볶음, 젓갈 등 15가지 반찬을 맛볼 수 있어 가성비도 높다.

식사 후 시티투어버스가 향한 곳은 갓바위다. 천연기념물 제500호로 지정된 갓바위는 두 사람이 나란히 삿갓을 쓰고 있는 바위 둘레로 해상보행교가 설치돼있어 육지와 바다를 동시에 경험하는 색다른 재미가 있다. 일행들은 갓바위와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인근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로 향했다. 이곳은 우리나라 유일의 해양유물전시관으로 1976년에 발굴된 신안선을 비롯, 전국에서 발굴된 모든 해양유물을 모아둔 곳이다. 고대부터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훌륭한 해양문화 전통을 쌓아온 우리 민족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다.

목포야경시티투어에 참여한 관광객들이 목포대교를 향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경우 기자

오후 2시30분쯤이면 목포시티투어는 막바지다. 종착역인 목포역으로 향하는 도중에 서남권 바다에서 채취한 수산물을 판매하는 ‘서남권 수산물 유통센터’를 들른다. 선택코스로 마련돼있어 버스는 이곳을 이용하고 싶은 이용객들만 내리고 직행한다.

6시간의 목포시티투어는 가성비 좋은 여행으로 정평이 나있다. 시티투어 이용객수도 지난해 4월까지 이용객 1,671명 대비 올해는 2,233명으로 33%정도 증가했다.

이날 목포시티투어에 참여한 양동원(마리아회고 2년)군은 “지역에 살면서도 목포역사의 현장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며 “투어를 통해 목포정체성을 알게 됐다. 주위 선후배들에게도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목포야경 시티투어, 국내최초 춤추는 바다분수 공연도

[한국일보 자료사진]야경시티투어 종착지인 목포도심 평화광장 앞바다에서 바다와 빛, 음악의 환상적인 조화가 관광객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사한다.

계속된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열대야로 잠 못 이루고 있는 여름철로 접어들면 목포 바다풍경은 절정에 달한다. 목포 밤바다는 무더위에 지친 시민과 관광객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안식처다. 전남도는 목포야경을 8월의 추천 관광지로 선정, 이런 사실을 인증했다.

오후 7시30분이 되면 아름다운 항구도시 목포빛의 여행이 목포역에서부터 시작된다.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주 2회(금ㆍ토) 오후 7시출발했던 야경시티투어는 6월부터 7시30분에 시작하고, 7월부터 8월까지는 월ㆍ일요일을 제외한 주5회 운행한다. 이달 첫 투어지는 북항 회타운이 위치한 노을공원이다. 목포 서쪽 하늘 노을은 황홀경 그 자체다. 노을마저 저물면 여기저기 조명이 목포의 밤을 낭만과 멋으로 물들인다.

목포대교 야경. 목포시 제공

이어 버스는 목포 원도심으로 향한다. 이용객들도 자신의 휴대전화를 빼고 기념촬영에 여념이 없다. 유달산 인근 옛날 목포의 중심가였던 빛의 거리다. 이름하여 루미나리에로 불리는 곳이다. 이곳의 네온사인은 시시각각 그 조명색이 바뀌고 있는데, 그 또한 일품이다. 서서히 유달산 바위들의 조명도 하나 둘씩 색깔을 입고 다시 태어난다. 유달산에서 내려보는 목포시내의 야경에 여기저기서 감탄이 터져 나온다.

꽃과 어울린 유달산 일주도로를 따라 신안비치호텔로 접어들면 고하도를 잇는 목포대교가 나타난다. 2012년 6월 개통한 목포대교는 길이 4.1km로 웅장한 위용을 뽐낸다. 특히 야간에는 큰 학 두 마리가 밤바다를 차고 올라가는 모양의 조명이 황홀경을 연출한다. 바닷바람과 파도 소리 속에서 펼쳐지는 버스킹 공연은 낭만적인 분위기를 돋운다.

목포역에 위치한 시티투어 승강장

목포대교와 대반동 일원이 정적인 바다의 멋이라면 이곳에서 5㎞ 정도 떨어진 하당 평화광장은 시원한 물줄기가 청량감을 자아낸다. 갓바위는 은은한 조명 속에서 낮과는 다른 신기함을 자아낸다.

평화광장 앞바다를 사이로 수천여 명의 관광객과 시민들이 지켜본 가운데 최고 70m까지 솟아오르는 바다분수가 조명과 레이저쇼, 음악에 맞춰 신나게 춤춘다. 이날 음악분수 공연에 앞서 삼성화재 MBA12기 동기들과 부모님 생일을 맞은 사연이 접수됐다. ‘목포는 항구다’와 ‘찔레꽃’ 노래에 맞춰 응원의 메시지 ‘000 사랑합니다’가 영상으로 전달되자 여기저기 박수갈채가 나왔다.

음악에 맞춰 춤추는 분수쇼에 이어 레이저쇼가 목포밤하늘을 수놓는 풍경을 끝으로 야간 시티투어는 목포역으로 돌아와 오후 10시께 마무리된다.

김만수 목포시 관광계장은 “무더운 낮을 피해 그나마 야간 관광이 주목 받고 있다”며 “목포는 바다와 조명뿐만 아니라 먹거리도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시는 오는 10월 목포해상케이블카 개통에 맞춰 시티투어의 북항승강장 경유 하차와 목포역에서 유달산 노적봉과 목포근대역사문화공간을 2시간 남짓 도보로 투어하는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하는 도보투어’ 신설도 검토하고 있다. 각종 팸투어를 통해 여행사들이 목포 맛집투어 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홍보할 예정이다.

목포시티투어 주야간 노선도

목포=글ㆍ사진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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