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퀸’ 이정은, 난코스ㆍ날씨 극복했다

입력
2019.06.03 08:29
수정
2019.06.03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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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왼쪽)이 3일 US오픈에서 자신의 첫 우승을 기록하며 눈물을 터트리자, 공동 2위 유소연이 안아주며 축하하고 있다. 찰스턴=AP 연합뉴스.
이정은(왼쪽)이 3일 US오픈에서 자신의 첫 우승을 기록하며 눈물을 터트리자, 공동 2위 유소연이 안아주며 축하하고 있다. 찰스턴=AP 연합뉴스.

이정은(23ㆍ대방건설)이 난코스와 변화무쌍한 날씨를 극복하고 자신의 첫 승을 메이저대회로 장식했다.

이정은은 3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컨트리클럽 오브 찰스턴(파71ㆍ6,535야드)에서 열린 제74회 US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1언더파 70타를 기록, 최종합계 6언더파 278타로 정상에 올랐다. US여자오픈은 여자골프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로, 총상금 550만 달러(우승 상금 100만 달러)가 걸려 메이저 대회 가운데서도 최대 규모로 꼽힌다.

특히 US여자오픈은 코스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컨트리클럽 오브 찰스턴도 난코스였다. 겉으로는 평지가 많고 페어웨이가 넓어 공략하기 쉬워 보이지만, 그린이 상당히 까다롭다.

특히 11번 홀(파3ㆍ172야드)은 ‘잔인한 홀’이었다. 11번 홀 그린은 마치 외딴 섬처럼 솟아있고, 그린 양쪽엔 깊고 넓은 벙커가 있다. 박성현(26ㆍ솔레어)과 지은희(33ㆍ한화큐셀)는 1라운드 11번 홀에서 더블보기를 기록했고, 박인비(31ㆍKB금융그룹)도 3라운드 때 이 홀에서 더블보기로 진땀을 흘렸다. 반면 이정은에게 11번홀을 ‘기회의 홀’이었다. 11번 홀에서 1∼3라운드 파를 기록했고, 특히 4라운드에서는 버디를 잡아내면서 승기를 잡은 승부처로 삼았다.

이정은은 찰스턴의 변화무쌍한 날씨도 거뜬히 이겨냈다. 찰스턴은 대회 개막 전부터 37도를 기록하는 등 무더위가 이어진 가운데, 지난달 31일 1라운드에서는 생각보다 많은 바람이 분 탓에 보기가 풍년이었다. 2라운드가 열린 1일엔 갑자기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가 쏟아져 경기가 중단되고 18번홀 근처 나무는 벼락에 맞아 갈라지기까지 했다. 비는 오후 늦게 그쳤지만, 결국 경기는 일몰로 중단됐다.

하지만 이정은은 불가마 더위와 예상치 못한 바람 등을 이겨냈다. 이정은은 2라운드에 오전 경기를 해서 우천ㆍ일몰 중단 영향을 피하는 등 운도 따랐다.

4라운드에서는 상위권 선수들이 모두 똑같은 조건에서 경기를 했다. 다만, 이정은의 정신력이 가장 빛났다. 공동 선두로 출발한 셀린 부티에(프랑스), 류위(중국)는 나란히 4오버파를 치며 스스로 무너졌다. 공동 3위로 출발했던 렉시 톰프슨(미국)과 히가 마미코(일본), 제이 마리 그린(미국)도 모두 오버파로 흔들렸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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