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허가 당시 허위자료 제출” 식약처, 인보사 허가 취소하고 형사고발

입력
2019.05.28 10:46
수정
2019.05.28 10:58
정호상 식품의약품안전처 세포 유전자 치료제 과장이 28일 충북 청주시 식품의약품안전처 브리핑실에서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케이주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정호상 식품의약품안전처 세포 유전자 치료제 과장이 28일 충북 청주시 식품의약품안전처 브리핑실에서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케이주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국내 첫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에 대한 품목허가를 취소하고 개발사인 코오롱생명과학(코오롱)을 형사고발하기로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코오롱생명과학의 국내 시설을 조사한 것은 물론,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미국 현지에서 인보사 위탁생산시설을 현장조사해 2액의 성분이 허가를 받은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293세포)로 뒤바뀐 경위를 파악하고 이 같이 결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식약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코오롱이 허가 당시 허위자료를 제출했고 허가 전에 추가로 확인된 주요 사실을 숨기고 제출하지 않았으며 신장세포로 바뀐 경위와 이유에 대해서도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2액에 담긴 문제의 세포는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로 밝혀졌다. 마스터 세포은행(세포 보관)과 제조용 세포를 보관하는 워킹 세포은행 등에 대한 유전학적 계통검사(STR)를 실시한 결과, 2액은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임이 확인됐다.

특히 코오롱의 국내 연구소를 현장조사 결과,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 중 2액 성분이 연골세포임을 증명하는 자료를 허위로 작성해 제출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1액과 2액이 같은 연골세포임을 증명하려면 1액(연골세포)와 2액의 단백질 발현 양상을 비교분석해야 하는데, 1액과 2액의 혼합액과 2액을 비교한 것으로 확인됐다.

무엇보다 식약처가 2액의 최초세포를 분석한 결과, 신장세포에서만 발견되는 gag, pol 유전자가 검출됐다. 코오롱이 허가 당시에 신장세포가 아니라는 증거로 제출한 자료가 허위였다는 것을 또 한번 뒷받침하는 증거다. 또 미국 코오롱티슈진 현지실사 결과, 코오롱은 허가 전에 2액 세포에 삽입된 TGF-베타1 유전자의 개수와 위치가 변동된 사실을 알고도 관련자료를 식약처에 제출하지 않았다. 식약처는 “유전자 치료제에서 세포에 삽입되는 유전자의 개수와 위치는 의약품의 품질과 일관성 차원에서 중요한 정보”라고 밝혔다.

인보사는 코오롱생명과학이 1999년부터 연구개발해 2017년 상용화와 국내 시판에 성공한 퇴행성 골관절염 치료제다.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라는 점에서 세간의 관심이 뜨거웠다. 1999년 개발 착수 이후 2017년 7월 식약처의 품목허가를 받으면서 국내 시판이 시작됐고 지난해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얻어 3상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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