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2선 후퇴도, ‘퇴진 전제’ 정병국 혁신위 구성도 없다”

입력
2019.05.27 10:23
수정
2019.05.27 10:33
구독
손학규(가운데) 바른미래당 대표와 오신환(오른쪽) 원내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손학규(가운데) 바른미래당 대표와 오신환(오른쪽) 원내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7일 “퇴진도, 2선 후퇴도 없다. "대표 퇴진을 전제로 한 혁신위원회를 구성할 생각도 없다”고 밝혔다. 그의 퇴진을 전제로 한 ‘정병국 혁신위원회’ 구성을 주장하고 있는 바른정당계 의원들의 주장을 일축한 것이다. 이날 안철수계 의원들이 ‘전권을 가진 정병국 혁신위’ 구성을 촉구한 데 대해서도 손 대표는 당 대표 퇴진이 전제라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위원장은 당의 비전을 실천하고 미래를 열어갈 인사, 당의 화합을 이끌 중립적 인사여야 한다”며 “꼼수는 없다”고 말했다. 혁신위를 앞세워 당 대표 퇴진을 이끌어내려는 시도는 거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날 최고위 회의 직전 안철수계인 김수민ㆍ김삼화ㆍ김중로ㆍ이동섭ㆍ이태규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당내 최다선인 정병국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혁신위 구성을 제안했다. 이들은 “혁신위는 당 혁신과 관련된 모든 의제와 사안을 제한 없이 다뤄야 한다. 최고위는 혁신위 결정을 조건 없이 수용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다만 바른정당계의 요구처럼 ‘대표 퇴진’을 전제로 하진 않았다.

하지만 손 대표는 이 같은 중재안에 대해서도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거부다, 아니다 이런 건 없다”며 “다만 ‘전권’에 당 대표 퇴진 문제를 포함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도 손 대표와 그의 퇴진을 요구하는 최고위원 간 설전은 계속됐다. 손 대표는 오신환 원내대표의 전날 오찬간담회 관련 언론 보도를 거론하며 “‘대표가 퇴진하지 않는 이상 혁신위는 꼼수에 불과하다, 그럴 바엔 차라리 갈라지는 게 낫다’고 말했다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크게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화합과 자강을 추구한다. 갈라서자는 말은 함부로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라며 “분당이나 합당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추측이며 바른미래당과 저에 대한 모략”이라 날을 세웠다.

그러자 오 원내대표는 “최고위가 정상 운영이 되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최고위원들이 최고위에 들어올 의미가 없다는 의미에서 말씀드린 것”이라며 “저는 당을 지켜나갈 것이다. 당이 뭉칠 수 있도록, 당이 민주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당 대표도 판단을 부탁한다”고 맞받았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