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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스트만 없지 성접대 대상 이름은 분명 존재”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과거사위)가 20일 '장자연 사건' 관련 최종 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가 20일 발표한 고 장자연 사건 심의 결과를 두고 조사를 벌였던 진상조사단 관계자가 강하게 반발했다. 다수 의견이 무시됐고, 조사단에 참여한 검사들의 의견만 반영된 편파적인 내용이라는 주장이다. ‘장자연 리스트’나 증거가 없어 수사를 더 할 수 없다는 과거사위 발표 내용도 반박했다.

장자연 사건을 조사했던 대검 진상조사단 김영희 변호사는 21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날 법무부 과거사위의 발표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과거사위는 ‘다시 조사해보니 당시 수사가 부실했다. 하지만 지금 와서 성접대나 성폭행 부분을 다시 수사하라고 권고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취지의 결과를 발표했다.

김 변호사는 우선 과거사위 발표 내용 중 주요 부분에서 조사단의 다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날을 세웠다. 조사단은 검사 2명, 교수 2명, 변호사 2명 등 6명으로 구성된다. 김 변호사는 “검사는 검찰 조직에서 있었던 문제에 대해 비판적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사실 보조하는 입장이고, 외부 단원(교수, 변호사)이 중심이 되는 게 맞다”며 “의견 차이가 있는 주요 쟁점에서 소수 의견인 검사 의견을 결론으로 발표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소수인 검사들의 의견이 과거사위 결론으로 발표된 내용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장자연 리스트라고 김 변호사는 밝혔다. 그는 장자연 리스트가 사실상 없는 것처럼 발표된 것이 “굉장히 잘못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성접대를 받은 사람들의 이름만 따로 모아놓은 리스트의 존재를 확인하지 못했을 뿐이지 장자연씨가 직접 쓰고 언론에 이미 보도된 4장짜리 문서에 이름이 이미 다 나와 있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결국 이름이 있다는 것에 대해 부인하는 게 아니라 이름을 따로 모아놓은 리스트라는 게 있느냐, 아니면 서술형으로 있느냐의 차이인데 장자연 리스트가 아예 없는 것처럼(발표한 게), 그게 문제”라고 말했다.

증거가 없어 수사를 할 수 없다는 과거사위의 입장도 김 변호사는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약을 탄 술을 마시고 장자연씨가 성폭행을 당했다면 특수강간에 해당돼 공소시효(15년)도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수사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조사단은 강제 수사권이 없어 수사기관이 이 부분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게 조사단 다수 의견이었는데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도 했다. 김 변호사는 “조사단에 수사권이 없어 확보하지 못한 증거를 갖고, 증거가 없기 때문에 수사가 안 된다는 이상한 논리”라고 비난했다.

김 변호사는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검사들은 (성폭행 부분을) 수사에 못 넘기게 하려고 총력전을 했다”며 “조직적 차원에서 반대가 있지 않았나 느낄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는 검사들이 윤지오씨 진술 내용을 언론에 유출해가면서까지 윤씨의 말을 믿을 수 없다는 여론을 형성했다고 주장하면서 “대검도 어느 정도 뒤에서 조장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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