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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 영주 선비코스 
영주 시티투어 코스. 송정근 기자

“경북 영주하면 떠오르는 게 뭔가요. 선비의 도시? 풍기인삼? 사과? 여러 가지가 생각 날 텐데요. 영주는 유불문화의 보물창고입니다. 화엄종찰 부석사와 서원의 효시인 소수서원이 대표적이죠. 부석사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고, 소수서원도 도산서원 등과 함께 은 등재가 확실시됩니다.” 지난 18일 영주시티투어(http://www.yjtour.kr) 선비코스 버스에 탑승한 문화유산해설사는 영주가 유불문화의 보물창고라고 피력했다.

영주시티투어버스는 선비의 고장 영주의 구석구석 둘러볼 수 있게 해 주는 여행객의 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인터넷이나 전화로 간단히 예약하고 출발시간에 맞춰 탑승지에 가기만 하면 문화유산해설사가 영주의 명소를 자세히 소개해주고 있다.

영주시티투어는 4월부터 11월 초까지 매주 토ㆍ일요일에 운행한다. 지역 문화단체인 소백산자락길이 영주시로 위탁 받아 운영을 책임진다. 선비1코스, 힐링1코스, 힐링 2코스 3개 코스로 나눠 운행한다.

선비1코스는 매주 토요일 오전 9시50분 영주역을 출발해 콩세계과학관, 소수서원, 삼판서고택 등 6곳을 거쳐 오후 6시 다시 영주역으로 돌아온다. 영주 지역 주요 명소 탐방 중심이다. 이용객들의 반응을 보고 선비2코스 등도 개설할 방침이다.

힐링코스는 매주 일요일에 한다. 1코스는 매달 1ㆍ3ㆍ5주 일요일 죽령 옛길과 무섬마을 등을, 2코스는 매주 2ㆍ4주 일요일 국립산림치유원 등을 들린다. 힐링코스는 걷기가 많은 편이다.

영주시티투어 참가자들이 콩세계과학관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용호기자

지난 18일 오전 10시 영주역 광장. 선비 1코스 버스에 일반 관광객과 함께 올랐다. 30분만에 들린 첫 행선지는 부석면 콩세계과학관. 과학관에서 여행객을 맞은 문화유산해설사 이점호(61)씨는 “세계에서 하나뿐인 콩세계과학관에 온 것을 환영한다”며 “영주는 토종콩의 명맥을 잇는 ‘부석태’ 콩 주산지로, 2014년 우리 콩의 뿌리를 계승발전하자는 취지로 건립했다”고 설명했다. 또 “콩박사로 불리는 권신한(88) 박사는 1971년 호주 캔버라에서 열린 제12회 태평양 과학회의에서 우리나라가 콩의 종주국임을 발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며 “한반도에는 선사시대부터 콩이 자랐고, 삼국사기에 ‘메주’라는 단어가 나오지만 서양에선 가축 먹이로 활용하다 18세기부터 요리에 쓰고 있다”며 우리가 콩의 종주국인 배경을 설명했다.

콩세계과학관(http://www.yeongju.go.kr/soyworld/index.do)은 사전예약을 통해 매주 메주ㆍ두부 만들기, 콩요리 체험 및 시식 등 전통장류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어린이 및 가족 관람객들을 위한 놀이터와 롤라이더, 야외공원, 포토존 등 부대시설도 갖추고 있다.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 시티투어에 참가한 부부가 배흘림기둥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용호기자

2번째 경유지는 콩세계과학관에서 1㎞ 가량 거리에 있는 신라 고찰 부석사다. 진입로에 들어서자 마자 향긋한 더덕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30여 판매대에서 할머니들이 산나물, 약초나물, 더덕, 도라지, 사과 등을 팔고 있었다. 영주시가 주민소득 증대 차원에서 설치한 판매대다.

매표소를 지나 길옆 은행나무와 단풍나무가 싱그러운 녹음을 선사한다. 가을 부석사 은행나무길은 전국 최고의 산책로로 각광 받는 곳이다. 일주문을 지나면 위쪽으로 사찰의 모습이 언뜻언뜻 보인다. 영주역에서 동승한 관광해설사 박규환(66)씨는 “가을이면 사찰로 오르는 길이 은행나무의 노란색과 단풍의 붉은빛이 어우러져 극락세상에 온 듯 착각에 빠지게 한다”고 소개했다.

부석사는 신라 문무왕 16년(676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사찰로 화엄종찰이다. 김희옥(59)문화해설사는 “화엄종은 ‘나도 깨우치면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가르침을 따른다”고 한마디로 요약해 알려준다.

영주 부석사 선묘각에 모셔진 선묘낭자의 모습. 이용호 기자

부석사 무량수전 옆 큰 바위는 뜬 돌, ‘부석’이다. 의상대사를 연모해 중국에서 바다를 건너왔다는 선묘낭자의 설화가 전해져 온다. 부석사 문화유산해설사 김희옥(59)씨는 “의상대사가 부석사를 창건할 때 절터에 미리 자리잡은 도적떼가 설치자 선묘낭자가 이 바위를 하늘로 띄우는 기적을 보여 물리쳤다”며 “무량수전 오른쪽 뒤쪽에는 선묘낭자를 모시는 선묘각이 있는데, 여인을 모시는 사찰은 부석사 뿐” 이라고 설명했다.

영주 부석사 입구에서 산나물을 파는 할머니가 나물을 다듬고 있다. 이용호기자

점심은 부석사 주차장 옆 10여개 식당에서 하는 게 일반적이다. 메뉴 대부분이 산채비빔밥, 산채정식 등 산나물 위주다. 손두부, 간고등어 정식, 청국장도 있다. 부석사 관광과 점심시간으로 2시간 남짓 주어진다.

다음 코스는 국내 최초의 사액서원인 소수서원이다. 입장료 3,000원(개인 부담)을 내면 선비촌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영주 소수서원에서 시티투어 참가자들이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이용호기자

문화해설사 박임희(66)씨는 “퇴계선생의 제자 대부분을 포함해 4,000여명의 유생을 배출한 곳으로 미국 하버드대학에 앞선 고등교육기관이다”고 소개했다.

영주 선비촌에 세워진 선비상.

서원 뒷문에서 죽계천 나무다리를 건너 언덕 자리에는 소수박물관이 있다. 소수서원이 간직해 온 유물 일체와 유교를 주제로 한 영주지역의 유물, 유적을 체계적으로 보존 전시하고 있다. 박물관을 나서면 조선시대 옛 마을로 재현한 선비촌이 반긴다. 영주 선비들이 살았던 생활공간을 그대로 복원했다. 영주지역 주요 지방문화재로 지정된 고택을 원형 그대로 본떠 지었다. 가옥별로 거주했던 사람들의 신분에 맞는 가옥 규모에 여러 가구와 생활도구를 전시했다. 영화나 사극 촬영지로도 각광받는다.

영주 여우생태관찰원에 온 관람객이 아이를 안고 여우가 다니는 모습을 보고 있다. 이용호기자

다음 코스는 5분 거리의 순흥면 여우생태관찰원(종복원기술원 중부복원센터). 소백산 여우를 증식하고 적응훈련을 시켜 방사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방사를 앞둔 여우를 두 눈으로 직접 관찰할 수 있다.

영주 여우 생태관찰원에 여우 두마리가 여우굴 위를 다니고 있다. 이용호기자

구덩이와 굴 잡목 등 여우가 생존하기 좋은 환경으로 조성된 관찰시설에는 20여 마리의 여우가 이리저리 다니거나 굴 안에 잠들어 있다.(단, 꼬리가 아홉인 여우는 없다!)

시티투어 참가자들이 영주 삼판서고택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용호기자

버스는 풍기읍 풍기홍삼시장과 풍기인견 점포를 들러 쇼핑을 즐긴 후 오후 5시쯤 마지막 일정으로 영주시내로 이동해 삼판서고택에 도착했다. 이곳은 고려 말부터 조선 초까지 3 명의 판서가 살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조선개국공신 정도전의 아버지 정운경(1305∼1366)은 형부상서(조선시대 형조판서), 정운경의 사위 황유정(1343∼미상)은 공조판서, 황유정의 사위 김소량의 아들 김담(1416∼1464)이 이조판서를 지냈다. 영주시내 중심을 가로질러 흐르는 서천과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확 트인 풍경이 저녁 햇살과 아우러져 아름답다.

영주시 풍기읍 풍기인견 점포에 관광객들이 인견 옷을 고르고 있다. 이용호기자

영주시티투어는 대도시에서 주로 하는 순환형이 아니라 사전 예약을 통해 하는 모객형이다. 예약자가 5명 이상이면 운행한다. 요금은 성인 4,000원, 경로 및 청소년 2,000원, 성인단체 3,000원이다. 예약 없이 당일 출발 현장에선 6,000원이다. 부석사 2,000원과 소수서원 선비촌 3,000원의 입장료는 개인부담이다. 예약은 영주시티투어 홈페이지(http://yjtour.kr)나 전화(054-634-5445)로 하면 된다.

영주시 관계자는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장거리 운전에 따른 부담 없이 열차나 버스를 타고 영주역이나 터미널에 도착, 시티투어버스로 영주의 핵심 명소를 편안하게 둘러볼 수 있는 최고의 여행수단이 영주시티투어버스”라며 “이용객 반응에 따라 코스와 운행시간을 다변화하겠다”고 말했다.

영주 부석사 소수서원 위치. 영주시제공
영주시티투어 코스. 영주시 제공

영주=글ㆍ사진 이용호 기자 ly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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