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끓여도 김 안 나는 우주식량

입력
2019.05.19 10:58
매생이 굴국.완도군 제공
매생이 굴국.완도군 제공

5대 영양소를 골고루 갖춰 우주식량으로 지정된 특별한 식재료.

'생생한 이끼를 바로 뜯는다'는 뜻의 매생이는 갈파래과 매생이속에 속하는 해조류다. 머리카락 굵기 10분의 1 정도로 가늘고, 짙은 녹색의 부드러운 실 모양이다.

생김새는 가지가 없는 납작한 원통형이고 폭이 1mm가 채 되지 않는다. 지금은 특별한 대접을 받고 있지만, 한때는 김 양식에 방해되는 천덕꾸러기였다.

그런데 어민들이 국을 끓여 먹어보니 별미였고, 양식에 성공해 본격적으로 우리 밥상에 오르게 됐다. 펄펄 끓여도 김이 나지 않는 매생잇국을 처음 먹다 보면 입천장을 데기 십상이라 "미운 사위에게 매생잇국 준다"는 말도 나왔다.

매생이는 파래와 비슷해 보이지만 세포벽이 점액질로 이뤄져 있어 파래보다 훨씬 가늘고 윤기와 탄력이 있어 잘 뭉쳐진다. 파래는 무쳐 먹는 경우가 많지만, 매생이는 채취 뒤 말리지 않고 주로 국을 끓여 먹는다.

매생이는 조류가 완만하고 물이 잘 드나들며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지역에서 잘 자란다. 환경오염에 매우 민감해서 바닷물이 조금만 탁해져도 눈에 띄게 생육이 저하하고 염산이 조금만 닿아도 죽는다.

우리나라 전 연안에서 발견되지만, 남해안 지역에 주로 서식한다. 매생이는 생육에 적합한 온도가 8도 정도로 낮아 주로 겨울철에 생산된다. 10월 중순부터 나타나 겨울 동안 번성하다 4월부터 쇠퇴하며, 성장 기간 계속 번식한다.

채취는 주로 11월에 시작해 이듬해 2월까지 이어진다. 매생이 생산량은 2000년 770t 정도였으나 양식어가가 늘어나면서 매년 3천t 이상 생산되고 있다. 냉동보관이나 동결건조 등이 일반화되면서 연중 소비가 가능해졌다.

매생이는 단백질 등 영양소와 특유의 향기와 맛을 지녀 오래전부터 식용으로 애용됐다. 같은 무게 김·미역·톳·다시마·모자반보다 단백질이 월등히 높고, 지방은 상대적으로 적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좋은 고단백 저지방 식품이다.

빈혈 개선은 물론 골다공증 예방, 숙취 해소, 알코올성 간 손상 보호, 혈중 지질 조절, 심혈관 질환 예방, 항암 및 면역 활성을 높이는 효과 등이 있다.

매생이를 살 때는 광택이 있고 선명한 녹색을 띤 것을 골라야 한다. 손질할 때는 넉넉한 물에 담가 살살 풀어 조금씩 집어서 흔들어가며 씻어 건지면 된다.

매생이를 보관할 때는 적당량을 덜어서 용기에 담아 냉동 보관하다가 필요할 때 실온에 녹여서 조리하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매생이는 주로 국이나 떡국에 넣어 먹는데, 칼국수, 해물파전, 계란말이 등에도 잘 어울린다.

참깨나 참기름과 음식 궁합이 좋다. 고소한 맛을 더할 수 있고 영양학적으로도 서로 보완하는 관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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