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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7월 리비아에서 무장세력에 납치됐던 한국인 주 모 씨가 피랍 315일 만에 석방돼 18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오른쪽은 이태호 외교부 2차관. 영종도=연합뉴스

지난해 7월 리비아에서 무장세력에게 납치됐다가 315일 만에 석방된 한국인 주모(62)씨가 18일 귀국했다.

주씨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출발한 에티하드 항공편을 이용해 이날 오전 11시40분쯤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입국장 게이트에서 주씨는 “315일간 대통령님과 외교부 직원들, 아부다비 대사관 직원들이 애를 많이 써주셨다”며 “대한민국 정부와 함께 고생한 아랍에미리트 정부와 관계기관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정말 악몽과도 같았던 315일 저와 함께 있어 주셨던 주님께 정말 정말 감사드린다”고도 했다.

체중이 10㎏ 정도 빠졌다는 주씨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음식이 가장 힘들었고 건강은 좋다”면서 “빨리 돌아와서 좋다”고 말했다. 짙은 남색 점퍼와 베이지색 바지 차림으로 입국장을 빠져나온 주씨는 피곤한 기색이었지만 표정은 밝았다.

주씨는 다만 피랍 경위에 대해서는 추후에 밝히겠다며 대답을 미뤘다. 리비아에 남아 있는 한국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나오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6일 주씨 피랍 직후 청해부대 문무대왕함을 급파하고, 이후 8월 왕건함으로 함정을 교체하는 등 4개월 가까이 우리 함정을 현지에 머물게 했다. 하지만 2011년 1월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된 삼호주얼리호 사건 등에서처럼 군사작전을 벌여 인질을 구출하지는 않았다.

대신 외교부는 주씨의 석방을 위해 국방부, 국정원, 청와대 등으로 구성된 범정부 합동 테스크포스(TF)가 우방국과 긴밀한 협조를 유지한 가운데, 복수의 채널을 통해 다각적인 사태 해결 노력을 했고, 특히 리비아 정세에 대한 분석과 전략적 판단을 기반으로, 올해 2월 서울에서 열린 한-UAE 정상회담을 계기로 UAE측의 협조가 피랍 사건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피랍사건 이후 리비아에 체류하던 38명에게 철수를 요청했다. 여행 금지국가인 리비아에는 아직 한국인 4명이 머물고 있으며, 정부는 이들에게 최대한 빨리 귀국할 것을 권고한 상태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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