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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대표 퇴진 공약 걸었던 오신환 새 원내대표 “의원 워크숍서 총의”
손학규(오른쪽) 바른미래당 대표와 오신환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에서 비공개 만남을 위해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많은 사람들이 묻습니다. 손학규는 이제 어떻게 되는 거냐. 그러나 저는 분명히 말씀 드립니다. 손학규가 계파 패권주의에 굴복해 퇴진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입니다.”

‘손학규 대표 퇴진’을 공약으로 내건 오신환 원내대표의 선출 이튿날인 16일, 손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이렇게 말했다. 목소리는 시종 단호했다. 그는 조기 퇴진을 요구하는 안철수ㆍ유승민계 의원 등을 겨냥해 “사적 이해관계 때문에 한국 민주주의를 뒤로 돌리려는 행태를 거부한다”고 했고, “국민이 만들어 준 중도개혁 정당 바른미래당이 수구보수 세력의 손에 허망하게 넘어가지 않도록 제 정치적 명운을 걸고 당을 지키겠다”고도 했다. 또 “천 길 낭떠러지 앞에서 죽기를 각오하고 앞으로 나가고자 한다”며 사퇴 거부 뜻을 재차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손 대표는 “외부 전문가와 일반 국민이 주가 되는 혁신위원회를 설치하겠다”며 “이 위원회에 당헌ㆍ당규가 허락하는 최대한의 전권을 부여해 혁신을 일임하고, 혁신위 성과를 바탕으로 총선전략기획단을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 차례 내놨던 혁신위 카드를 나름의 중재안으로 다시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손 대표의 정면돌파 의지에도 그는 점점 더 벼랑 끝으로 몰리는 분위기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자리에 욕심이 없다는 분이 끝없이 남 탓하며 대표 자리를 놓지 않으려 한다. 오 원내대표를 뽑은 의원들은 졸지에 패권주의자들이 됐다”고 맹비난하며 “바른미래당이 자강하고 혁신하고 화합하는 유일한 길은 손 대표 사퇴 말고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 이후 손 대표와 따로 만난 오 원내대표도 “의원 워크숍을 통해서 총의를 모아내야 되지 않겠느냐”라며 혁신위만으로는 퇴진 요구를 거둘 수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손 대표는 이르면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신임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 수석대변인 임명 의결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각각 임재훈, 채이배, 최도자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모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찬성표를 던진 이들이자, 손 대표와 가까운 인사로 꼽힌다. 원내대표 선거 결과로 확인된 호남계 중심의 ‘당권파’와 안철수ㆍ유승민계로 이뤄진 ‘비당권파’ 간 분열이 이 당직 인선으로 더 노골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당 핵심 관계자는 “손 대표는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지가 확고하고, 자진사퇴 외에는 몰아낼 방법도 없는 만큼 양측의 여론전만 격화할 것”이라며 “서로에게 비극이다. 안타깝다”고 했다. 일각에선 당이 어려워진 책임을 손 대표에게 물으며 일방적으로 압박할수록 대치만 장기화할 것이란 지적과 함께, 명예로운 퇴진 길을 열어줄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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