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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이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언론진흥재단(KPF)포럼에서 '미세먼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란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기문(75) 전 유엔 사무총장이 정치에 뛰어들 생각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직속 자문기구인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반 전 총장은 1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언론진흥재단 초청 포럼에서 정계 복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내 나이를 따져보면 짐작할 수 있듯 정치를 하기에 최적의 시기는 지났다”고 말했다. 반 위원장은 지난 3월 청와대에서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을 수락한 뒤 ‘연목구어(緣木求魚ㆍ나무에 올라 고기를 얻으려고 한다)’라는 표현으로 정치 복귀 가능성을 부인한 바 있다. 그는 이날 또 다시 이 표현을 쓰며 정치에 뜻이 없음을 강조했다. 그는 “피상적으로 정치를 밖에서 보고 듣다 직접 해보니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며 “잘못하면 그나마 이제까지 쌓아온 인테그리티(진실성)나 성과는 다 망하고, 유엔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겠다는 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자칫 국내 문제가 국제 문제까지 될 수도 있어 나 한 사람 그만두면 모든 게 다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결연한 마음으로 보좌관들과 상의 없이 결단을 내렸다”며 “정치인의 ‘ㅈ’ 자도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반 위원장은 유엔 사무총장 임기를 마치고 2017년 1월 귀국해 대선 후보로 나서려 했다가 20일 만에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을 맡아 ‘반(半) 공무원’이 됐는데 이것이 마지막 소명이라고 생각한다”며 “누구에게나 ‘가장 좋은 때’가 있는데 나는 이미 그 시기가 지났다”고 덧붙였다.

반 위원장은 이날 미세먼지 문제와 관련해 “미세먼지 문제는 여러 주체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정치적으로 이용할 여지도 있어 복잡하다”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복합적인 사회적 처방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하려는 일은 단순히 미세먼지를 줄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거대한 작업이어서 정부 단독으론 할 수 없고 기업과 국민이 함께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올 9월까지 미세먼지 감축 단기대책을 마련해 정부에 제안할 예정이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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