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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은 당위다. 독일의 살아 있는 지성이자 저명한 신경생물학자인 게랄트 휘터(68)도 인간다운 삶의 전제 조건으로 존엄을 역설한다. 다만 휘터는 존엄은 저절로 얻어 지는 게 아니라고 강조한다. ‘존엄하게 산다는 것’에서 그는 존엄이 어떻게 생성되고 무너지는지 뇌 과학적으로 분석한다.

저자에 따르면 존엄은 태어날 때부터 뇌에 새겨져 있는 감각이지만,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만 드러날 수 있다. 역으로 타인에 의해 짓밟히기도 한다. 존엄이 뭉개진 이들은 또 다른 타인의 존엄을 무너뜨리며 자신의 존엄을 찾는다. 존엄을 향한 악순환. 나만 존엄하다고 해서 세상은 결코 존엄해질 수 없는 이유다.

그래서 휘터는 말한다. 나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서 타인의 존엄부터 존중해야 한다고. 사회 소수자와 약자의 존엄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차별과 배제, 혐오와 모멸로 가득 찬 우리 사회가 귀 기울여야 할 메시지다. 타인의 존엄을 먼저 챙길 때 나의 존엄이, 모든 인간의 존엄이 조금씩 튼튼해질 수 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존엄하게 산다는 것
게랄트 휘터 지음ㆍ울리 하우저 정리ㆍ박여명 옮김
인플루엔셜 발행ㆍ232쪽ㆍ1만 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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