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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1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차명주식을 숨긴 혐의로 기소된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에게 검찰이 집행유예 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 김성훈 판사 심리로 이 전 회장에 대한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첫 공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5,000만원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선고는 다음달 20일 열린다.

이날은 재판에 넘겨진 뒤 열린 첫 공판이었다. 하지만 다툼이 없어서 재판은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이 전 회장은 “저의 불찰로 인해 불편을 겪으신 많은 분들께 죄송하다”며 공소사실 모두를 깨끗이 인정했다. 이어진 최후 변론에서 “평생을 바쳐 일궈온 회사에서 물러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됐다”면서 “남은 인생 동안 다시 한 번 사회에 이바지할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선처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전 회장 변호인도 “범행의 고의 정도가 미약하고 부당한 이득을 취하려고 했던 것은 아님을 참작해 달라”면서 “23년간 그룹 회장직에 있으면서 벌금 전력도 없이 법 테두리 내에서 투명하게 경영하려 최선의 노력을 했다”고 강조했다.

2016년 국세청은 코오롱그룹에 대한 강도 높은 세무조사 끝에 이 전 회장이 부친인 고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이 자녀들에게 차명으로 남긴 코오롱생명과학 주식 34만주 등을 문제 삼았다. 주식 보유를 신고하지 않은 혐의 외에도 대주주 양도소득세를 회피할 목적으로 차명주식 4만주를 차명거래한 혐의, 주식 소유상황 변동을 보고하지 않은 혐의 등을 함께 적용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이 전 회장은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 ‘청년 이웅렬’로 돌아가 새롭게 창업의 길을 가겠다”며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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