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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at’s up?’은 ‘무슨 일이냐’ 또는 ‘잘 지냈냐’는 뜻입니다. ‘와썹? 북한’을 통해 지난해 ‘경제건설 총력 집중 노선’을 선포한 북한의 경제ㆍ사회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는지 짚어봅니다. 한국일보가 ‘한반도 비핵화와 대북 투자’를 주제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3~6월 진행하는 제2기 한국아카데미의 강의 내용을 토대로 합니다.

지난해 11월 북한 신의주에 있는 화장품 공장에서 한 근로자가 생산 공정을 지켜보고 있다. AFP 연합뉴스

“북한 평양 보통강변에 있는 ‘미래 상점’이란 백화점이 있죠. 북한 정권이 양성하는 과학자들은 여기서 3,000원을 내고 700유로(약 93만원) 상당의 물품을 살 수 있습니다. 북한 돈 3,000원이면 공식 환율(약 1:100)을 적용해 30달러(약 3만 5,000원)가량이니 엄청난 특혜를 받는 ‘VIP’인 셈이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권 초인 2013년 북한을 ‘지식경제강국’으로 만들겠다는 방침을 밝힌 지 6년. 김 위원장은 지난달 최고인민회의 제14기 회의에서도 “인민경제의 현대화, 정보화를 적극 실현하여 나라의 경제를 지식경제로 확고히 전환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북측의 과학기술 중시 정책이 “말뿐이 아니다”는 게 국내 북한 과학기술 전문가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설명이다. 13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국아카데미 제2기 연사로 나선 이 위원은 “단적인 장면이 과학자들에게 경제적으로도 최고의 대접을 해주는 것”이라며 “국가과학원(북한 최고 과학연구기관) 산하 130여개 연구소를 통해 과학자들을 집중 양성하고 연구에 집중하게끔 전폭 지원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과학기술 인재 양성 정책은 점차 성과를 내고 있다. 이 위원에 따르면 북한은 제조업 생산공정 자동화를 위해 주력하는 컴퓨터 수치제어(CNC) 부문이나 정보통신(IT) 분야 등에 있어서 하드웨어는 수입에 의존하고 소프트웨어만 자체개발 해 왔다. 북한이 생산하는 태블릿PC는 6종인데, 중국에서 기판을 수입한 후 자체 소프트웨어를 탑재하는 식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통신 기기를 시작으로 하드웨어도 자체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이 위원은 전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국이 대북 제재망을 조여오고 있지만 북한이 과학기술 발전을 통해 축적해 온 생산성을 바탕으로 충분히 ‘버티기’를 시도할 만하다고 이 위원은 봤다. 그는 “기술 선진국에 비해 부족할지 몰라도 자체적으로 키워온 생산 저력이 있기 때문에 북한은 분명 제재를 버텨낼 것”이라며 “특히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달리 무리하게 대규모 설비 투자를 하기보단 소규모 투자로 이익을 낼 수 있는 경공업, IT업을 중시하기 때문에 이를 통한 자력갱생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 위원은 “김 위원장이 선친처럼 대규모 투자에 손을 댄다면 북한 경제에 상당히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계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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