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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오기

오는 5월 22일은 유엔이 정한 생물다양성의 날입니다. 1년에 딱 한 번만이라도 생물의 소중함을 느껴보자고 지정한 날이고 전국에서 다양한 행사들이 기획됩니다. 그중 가중 돋보이는 행사는 바로 따오기의 방생입니다. 많은 강의를 다니면서 던지는 반복되는 질문, “이 새 이름은 알아도 이 새는 모릅니다.” 빨간 얼굴에 구부러진 검은 부리, 하얀 몸을 가진 땅딸막한 이 새는 한국에서는 1979년 비무장지대에서의 관찰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영국의 C. W. 캠프벨은 한반도 새 목록 112종을 1892년 A List of Birds collected in Corea라는 논문으로 발표합니다. 지금 500종이 넘는 우리나라 조류종 목록과 비교하자면, 어쩌면 흔했던 새였을 듯합니다. 그 기록에 따르면 ‘한반도에서는 따오기가 겨울과 봄에 흔한 새이며 한번은 나무 위에서 12마리 이상을 본 적도 있지만 대개 마른 논에서 보았다. 멍청하고, 의심이 없어 쉽게 총의 밥이 되는 새’라고 기록했습니다. 총이 대중화되고, 인간 거주지 인근에 살며 의심 없는 새의 운명은 어쩌면 ‘도도’의 운명과 같았다고 밖에 볼 수 없겠습니다.

이러한 일은 비단 한반도에서만 벌어진 게 아니고, 원 서식지였던 중국, 대만, 일본, 러시아에서도 비슷한 일이 나타났지요. 마침내 1981년 중국 산시성에서 야생에 살아남은 고작 7마리를 발견하면서부터 집중적인 보전노력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따오기들의 후손을 지난 2008년 경남 창녕군으로 데려와 증식사업을 거쳐 350여 마리로 늘어났고 40년 만에 이제 야생으로 돌아갑니다. 이제 남은 것은 야생에서의 생존과 증식이겠지만, 이 350여 마리도 고작 4마리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유전적 다양성이 떨어진다는 문제도 존재합니다. 황새의 경험처럼 전기 감전사나 농약의 문제도 걱정되지만, 이제 우리의 공존 의지를 시험하는 또 하나의 도전이 될 것입니다.

양쯔강대왕자라

양쯔강대왕자라라는 종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양쯔강 유역에 서식하는 매우 큰 자라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민물거북이죠. 체중이 거의 250㎏에 이르는 거대한 민물거북입니다. 남중국과 베트남에 걸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야생에서는 거의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지난 4월 13일 중국 수저우동물원에 남아있던 중국의 마지막 암컷이 숨을 거두었습니다. 유일한 암컷으로 파악된 개체가 폐사함으로써 어쩌면 이 종의 멸종은 확실해질 것입니다. 멸종이라 함은 지구, 아니 우주 역사에서 다시는 볼 수 없는, 종의 소멸을 뜻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자연문화재 소멸과 인류문화재 소실에 대해서 우리는 매우 다르게 반응합니다. 우연하게도 비슷한 시기인 지난 4월 15일에는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이 불타는 사고가 발생하였지요. 이로 인해 상징적인 첨탑이 무너지고 내부 목조구조물이 거의 소실되어 버린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에 대해 전 세계에서는 애도의 뜻을 표하고 피해복구를 위한 전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었지요. 하지만 지구적으로 나타나는 생물의 멸종에 대한 애틋함을 찾아보기는 어렵습니다,

멸종이라는 단어가 사람들에게는 이제 질리고 짜증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우리가 생태계 내의 균형을 잡아야 하는 이유는 인류의 역사만이 지구의 것이 아니라는 점이기 때문입니다.

김영준 국립생태원 동물병원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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