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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1일 오후 대구 두류공원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혐오 표현인 ‘달창’을 언급했던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비판 여론이 여성혐오 논란으로 확산하고 있다. 최근 “청와대 폭파” 발언으로 곤욕을 치른 같은 당 김무성 의원에 이어 나 원내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13일 오전 10시 기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달창이라고 발언한 나경원 원내대표 사퇴 청원’이라는 청원 글에 동의자가 7,000명을 넘어섰다. 청원인은 12일 올린 청원에서 ‘달창’이라는 표현을 공개적으로 썼던 전여옥 전 의원을 지적한 후 “(나 원내대표) 자신은 여자 아닙니까? 같은 여자이면서 달창이란 게 말이 되냐”며 “사과를 하지 말고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해당 청원과 비슷한 시점에 올라온 ‘나경원 원내대표의 망언을 규탄합니다’라는 청원 역시 1,500명이 넘는 동의자를 모았다.

나 원내대표는 앞서 11일 대구에서 열린 한국당 장외집회에서 최근 문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대통령과 대담을 진행했던 KBS 기자를 비판하는 상황을 두고 “그 기자 요새 ‘문빠’, 뭐 ‘달창’ 이런 사람들한테 공격 당하는 거 아시죠”라고 말했다. 극우 성향의 이용자들이 주로 찾는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등에서 주로 쓰이는 ‘달창’이라는 용어는 문 대통령 지지자 그룹인 ‘달빛기사단’에 여성 비하 의미인 ‘창녀’를 엮어 속되게 부르는 은어로 알려졌다. 나 원내대표는 11일 “정확한 의미와 유래를 모르고 썼다”며 사과했지만 논란은 계속 확산되고 있다.

다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간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나 원내대표는 12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서울 종로구 조계사 행사를 방문했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 하지만 정작 200여개가 넘게 달린 댓글 대부분은 그의 11일 ‘달창’ 발언을 문제삼고 있다. 트위터에서도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여성혐오’ 키워드로 분류되면서 이용자들의 공분을 샀다.

나 원내대표를 지목하고 있는 2개의 청원 모두 게시판 관리자 검토 단계를 거치고 나면 동의자 숫자가 더욱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4대강 보 해체 반대 집회에 참석해 “다이너마이트를 빼앗아서 문재인 청와대를 폭파시켜 버리자”고 발언한 김 의원을 형법상 내란죄로 처벌해야 한다는 국민청원 동의자 수는 13일 오전 19만7,000명을 넘어섰다. 조만간 청와대 답변 대상 기준인 2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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