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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후집단 “약탈적 中 투자자 노렸다”… 아프리카서도 中 기업 등 테러
파키스탄 남서부 과다르의 펄 콘티넨탈 호텔.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아프리카와 서남아 등 지구촌의 대표적 저개발 지역에서 중국인과 중국 자본을 겨냥한 공격이 잇따르고 있다. 차이나머니를 앞세운 중국 자본과 중국 사업가들이 약탈적 행태를 보이면서 현지 여론이 급속히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3세계 국민들이 20세기 초반 서구 식민주의의 피해자였던 중국에서 ‘신식민주의’ 행태를 확인했다는 얘기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남서부 발루치스탄주 과라르의 5성급 호텔에서 중국인을 겨냥한 무장괴한 습격이 발생했다. 총기를 든 괴한 세 명은 특공대원 한 명과 호텔 직원 세 명 등 총 다섯 명을 살해한 뒤, 파키스탄군과의 대치 끝에 모두 사살됐다. 다행히 보안요원의 재빠른 대처 덕분에 습격 당시 투숙객들은 호텔에 남아있지 않아 더 큰 인명피해로 이어지지 않았다.

배후를 자처한 ‘발루치스탄해방군(BLA)’은 이번 공격이 호텔에 있는 중국인들과 외국인 투자자들을 노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BLA는 트위터에서 “10시간 넘는 전투 끝에 BLA 전사들은 모든 목표를 이루고 세상을 떠났다”며 “중국과 파키스탄에 더 많은 공격을 기대하라”고 했다. 실제 이들이 습격한 펄 콘티넨털 호텔은 과다르항 건설에 참여하는 중국인 직원들과 정부 관계자들이 자주 머무는 곳이다. 주파키스탄 중국 대사관은 자국민을 노린 테러 행위를 규탄했다.

중국이 파키스탄 주민들을 약탈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BLA의 반중 테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에는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의 중국 영사관을 겨냥한 자살폭탄 테러를 시도했으며, 같은 해 8월에는 중국인 엔지니어가 탄 버스에 폭탄 공격을 벌였다. 파키스탄은 현재 중국과 460억달러(52조원) 규모의 중국ㆍ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사업을 비롯해 620억달러(약 7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인프라 사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과다르는 중국이 40년 항구 운영권까지 챙긴 일대일로의 핵심 거점이다.

중국 자본의 일방적 진출에 대한 불만은 파키스탄 이외 지역에서도 확산 중이다. 특히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반중 정서’가 최근 몇 년 동안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2015년 중국철도건설공사 임원 3명이 아프리카 말리에서 테러 공격으로 숨졌으며, 2014년에는 나이지리아, 잠비아 등에서 중국인을 겨냥한 연쇄 공격이 벌어졌다. 특히 카메룬 북부에선 보코하람으로 의심되는 무장 괴한들이 한 중국 기업을 습격해 중국인 10명을 납치하기도 했다.

여기에 중국 기업의 횡포에 뿔난 일반 시민들의 물리력 행사도 이어지고 있다. 2016년 케냐에선 현지 젊은이 200여 명이 몽둥이 등을 들고 중국인 14명을 집단 구타했다. 당시 케냐 나록카운티에선 중국이 수주한 130억달러 규모의 철도 건설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었다. 현지인들은 수주 간 집단시위를 벌이며 건설 현장 일자리를 나눠달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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