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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CTS와 함께 부산을 향해 달렸다.

캐딜락의 ‘아레미칸 퍼포먼스 세단’이자 이제는 후발 주자인 ‘캐딜락 CT5’에게 바통을 넘길 준비를 하고 있는 캐딜락 CTS(2.0T 프리미엄 RWD)아 함께 긴 여정에 나섰다.

바로 서울에서 출발해 부산까지 달리는 일정이었다. 물론 부산에서 소화해야 할 일정이 있었기 때문인데, 이왕 부산에 가는 길에 ‘미국차는 연비가 안 좋다’라는 인식도 다시 한 번 확인해볼 겸 캐딜락 CTS의 효율성을 한 번 더 체크하기로 한 것이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달린 캐딜락 CSTS의 효율성은 어느 정도일까?

부정할 수 없는 존재, 캐딜락 CTS

캐딜락 CTS는 부정할 수 없는 ‘잘 달리는 세단’이다. 누군가는 스포츠 세단이라 정의하고, 누군가는 ‘퍼포먼스 세단’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덧붙여 후속 모델인 CT5가 이미 공개된 상황이지만 중형 프리미엄 세단 중 가장 역동적이고 날렵한 움직임을 자랑하는 건 물론이고, 언제든 서킷을 달릴 수 있는 존재라는 것도 여전히 자신할 수 있다. 이는 파워트레인을 비롯해 다양한 요소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이번에는 효율성에 집중할 시간이다. 날렵하고 낮게 그려진 캐딜락 CTS의 보닛 아래에는 최고 출력 276마력과 40.7kg.m의 토크를 내는 2.0L 트윈스크롤 터보 엔진(LTG)이 자리한다. 동급에서도 수준급의 출력을 발현하는 이 엔진에는 8단 자동 변속기가 조합이 되어 후륜으로 출력을 전한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복합 기준 10.5km/L(도심 9.3km/L 고속 12.5km/L)의 공인 연비를 달성했다.

서울을 떠난 CTS, 약간의 정체를 만나다

캐딜락 CTS의 서울-부산 효율성을 확인하기 위해 말 그대로 ‘고속도로’ 위에서의 효율성을 확인하기로 했다. 그렇기 때문에 서울톨게이트에서 통행권을 받음과 동시에 트립 컴퓨터를 리셋하고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했다.

다만 서울톨게이트를 빠져 나온 후 캐딜락 CTS의 엔진을 즐기며 부산을 향해 달릴 것이라 생각했으나 아쉽게도, 수 많은 차량들이 고속도로를 점거하고 있는 장면을 마주해야 했다. 정체가 극심한 건 아니라 60~80km/h 전후의 속도로 주행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래서 그럴까? 서울에서부터 안성분기점까지 이러한 흐름이 계속 이어진 덕에 정체가 풀린 직후 트립 컴퓨터의 기록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트립 컴퓨터의 기록 상 39.9km를 달린 상황에서 리터 당 19.0km의 평균 연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약간의 정체로 인해 주행 속도 자체가 ‘경제 속도’에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로 이어진 모습이다.

한편 이런 상황에서 캐딜락 CTS에 적용된 8단 자동 변속기를 조금 더 살펴볼 수 있었다.

토크 컨버터 방식이기 때문에 누군가의 기호처럼 칼처럼 기민하고 기계적인 느낌이 강한 건 아니지만 기본적인 변속 속도, 질감 등은 군더더기 없었다.

이와 함께 업시프트의 속도는 무척이나 빠른 편이고, 마그네슘에 크롬을 씌운 패들 시프트의 매력은 여느 프리미엄 세단들이 선보이는 패들 시프트와는 차원이 다른 만족감과 특별한 조작감을 선사한다.

부산을 향해 달리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경부고속도로만으로 달릴 것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내비게이션이 상주영천 고속도로 등 다양한 도로를 최대한 활용하여 부산까지 달리는 시간을 최소로 줄이려는 모습이었다. 그저 내비게이션의 가호를 믿으며 그 안내에 따라 주행을 계속 이어갔다.

당초 계획이라고 한다면 주행 중 두 세 번 정도 휴식을 취하려 했는데 캐딜락 CTS의 주행 스트레스가 정말 적은 편이라 주행을 최대한 길게 이어갈 수 있었다. 그렇게 약 180km를 달린 시점에서 눈 앞에 자리한 ‘상주 주차장 휴게소’에서 잠시 숨을 고르게 되었다.

휴게소에서 트립 컴퓨터를 확인해보았다. 평균 속도는 90.4km/h로 올라오며 ‘고속도로 주행’의 존재감이 드러났고, 주행 거리는 어느새 180.3km에 이르게 되었다. 주행의 절반 정도를 소화한 것이다. 그리고 평균 연비는 17.6km/L로 계측되었다.

안성분기점의 19.0km/L와 비교하자면 조금 아쉽지만 스포츠 세단이 과시하는 연비로는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길게 뻗은 고속도로, 그리고 CTS의 매력

이어서 주행이 계속 이어지며 캐딜락 CTS는 고속도로를 미끄러지듯 달렸다.

그러나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무의식적으로 밟고 있으면 어느새 규정 속도를 크게 웃도는 속도까지 올라가는 경우가 허다해서 의식적으로 계기판을 바라보게 되었다. 이는 캐딜락의 매력 중 하나인데 워낙 안정적인 차체와 셋업을 기반으로 ‘속도감’이 현저히 낮은 결과다.

게다가 엔진 자체의 출력 발현이나 가속력의 전개에 있어서도 점진적이고 최고속까지 꾸준히 이어지는 편이다. 아무래도 100~110km/h 전후의 속도를 유지하는 고속도로에서는 그 출력이 남아도는 셈이다.

이와 함께 실내 공간을 채우는 요소들도 매력적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시트에 대한 만족감이나 스티어링 휠, 패들 시프트 등의 요소들도 매력적이지만 보스 사운드 시스템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스포티한 감성이 돋보이는 CTS에 최적화된 느낌이 드는 사운드는 장거리 주행에 흥을 더하는 중요한 요소였다.

그리고 그렇게 얼마나 달렸을까?

어느새 주행 거리는 300km를 지나친지 오래고, 도로 위 표지판들은 부산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알리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저 멀리 이번 주행의 끝을 알리는, 부산톨게이트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부산톨게이트에서 통행료를 치르고 차량을 세웠다. 누적 주행 거리는 365.6km에 이르렀고, 평균속도는 92.1km/h로 중간 지점보다 더 오른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참고로 이 평균 속도는 사진을 찍는 상황에서도 계속 하락하고 있었다. 끝으로 주행 종료 시점에서의 평균 연비는 리터 당 17.0km로 기록되었다.

이 수치는 중형 가솔린 세단으로서는 충분히 납득이 되는 수치라 생각한다. 그것도 276마력이라는 걸출한 출력을 내고, 차량 자체가 ‘스포츠 드라이빙’에 집중하고 있는 차량이라는 것까지 고려한다면 더욱 설득력이 크게 느껴진다.

미국차에 대해 '연비가 좋지 않다', '가속력만 좋다' 등 다양한 편견이 이 사회에 만연하다.

특히 국내에서는 이러한 이야기가 '진리'처럼 통용되고 있다. 하지만 경험해본 이들은 알고 있다. 실제 드라이빙 부분에서는 캐딜락 CTS-V(2세대)가 뉘르부르크링에서 '그들이' 추앙하던 존재들에게 굴욕을 안기기도 했고, 현재에 이르며 수 많은 캐딜락들이 현재에도 강렬한 드라이빙을 뽐내고 있다.

그리고 이번 주행에서 보았던 것처럼 효율성 부분에서도 크게 부족함이 없고,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키고 있다는 것까지 고려한다면 미국차에 대한 제대로 된 판단과 판단 이전에 '올바르게 바라보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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