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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ㆍ유인석 ‘성접대ㆍ횡령’ 혐의 구속영장

지난달 14일 서울 내자동 서울경찰청에서 가수 승리가 조사를 받기 전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고영권 기자

‘버닝썬 스캔들’의 뇌관이었던 승리(29ㆍ본명 이승현)에 대해 경찰은 8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이 승리와 유인석(34) 전 유리홀딩스 대표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성매매 알선 혐의 등을 적용했다. 이로써 지난 1월 30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가 80여명 규모의 ‘합동수사단’을 편성, 본격 수사에 나선지 99일 만에 한 매듭이 지어졌다.

매듭은 지어져도 이대로 끝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강남의 클럽 버닝썬에서 일어난 단순 폭행 사건으로 시작된 버닝썬 스캔들은 성 상품화, 마약, 유착, 삐뚤어진 남성들의 여성관 등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얼굴이 차례로 까발려졌기 때문이다.

‘버닝썬 스캔들’은 지난해 11월 김상교씨가 112에 신고를 한 게 시작이었다. 이후 김씨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국민청원 게시판 등에서 “클럽 가드(보안요원)에게 폭행을 당했는데 오히려 가해자로 둔갑, 연행되면서 경찰에 폭행당하고 지구대로 끌려가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버닝썬 사건은 슬슬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특히 김씨 사건이 발생한 클럽 버닝썬에 그룹 빅뱅의 멤버 승리가 홍보이사로 있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 큰 폭발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해다. 승리는 ‘개츠비’에 빗댄 ‘승츠비’로 한창 주가를 올리던 때였다.

박구원 기자

여기에 불을 붙인 건 신종마약 GHB, 속칭 ‘물뽕’의 존재였다. 성폭행을 당하고 심지어 그런 장면을 촬영 당해도 모를 수 있다는 공포감에 여성들이 경악했다. 한국이 그래도 마약 문제만큼은 비교적 깨끗하지 않느냐는 믿음이 유지되고 있었던 참이었다. 하지만 현실을 그렇지 않았다. 버닝썬 스캔들 충격파를 가라앉히기 위해 경찰은 지난 2월 25일부터 마약류 집중 단속에 들어갔는데 한달 만에 523명이 검거됐고 이 중 216명이 구속됐다. 유엔 기준 마약청정국은 보통 인구 10만 당 마약사범 20명 이하 기준을 적용한다. 법무부 집계 기준 마약사범 1만 1,916명을 넘어선 2015년에 이미 한국은 마약청정국 지위를 잃었다는 애기도 새삼 회자됐다.

버닝썬 스캔들은 삐뚤어진 성 상품화 현상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가수 정준영(30), 최종훈(29) 등이 여성의 신체를 불법적으로 촬영하고 이를 공유한 것이 드러나며 큰 파문이 일었다. 최근에는 이들의 ‘집단 성폭행’ 정황까지 드러났다. 경찰은 최종훈과 유명 여성 연예인의 친오빠인 권모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일부 문제 있는’ 연예인들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최근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이른바 버닝썬 동영상, 성폭력 피해자들의 신상정보, 성매매 후기 등을 공유한 기자와 PD들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 정준영ㆍ최종훈만 욕하고 끝날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이번 사건에서도 경찰ㆍ구청ㆍ소방 등 현장 행정기관과 유흥업소 간 유착이 여지 없이 드러났다. 강남구청 직원들은 물론, 버닝썬 스캔들 수사를 하던 경찰조차 또 다른 클럽 아레나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강모(46)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입건됐다. 한두 명도 아니고 연루된 공무원만 14명이다. 청와대 파견까지 나갔던 엘리트 경찰 윤모 총경이 승리, 유 전 대표와 자주 어울렸다는 사실도 유착 의혹을 부풀리는 데 일조했다. 권력형 초대형 비리 못지 않게 이런 일상의 평범한 비리에 사람들은 더 분노했다.

이 때문에 버닝썬 스캔들 수사 이후에도 우리 안의 ‘버닝썬’을 더 뽑아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부 교수는 “승리 등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은 버닝썬 스캔들이라는 거대한 흐름을 파악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에 불과하다”면서 “수사를 통해 드러난 우리 사회의 민낯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거기에 걸맞는 대응방안을 마련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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