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재반등 조짐에... 정부, 3기 신도시 2개월 빨리 발표

입력
2019.05.08 04:40
수정
2019.05.08 06:5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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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 수요 분산” “영향 미미” 향후 부동산시장 전망 의견분분 

6일 오후 서울의 한 부동산에 붙은 아파트 매매 정보. 연합뉴스
6일 오후 서울의 한 부동산에 붙은 아파트 매매 정보. 연합뉴스

정부의 이번 수도권 신규택지 추가 발표는 당초 예상보다 2개월 이른 시점에 이뤄졌다. 최근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는 서울 집값에 대한 시중의 기대심리를 정부가 선제적으로 차단하려 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이번 발표가 앞으로 서울과 수도권 집값에 미칠 영향을 두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7일 정부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작년 12월 수도권 3기 신도시 15만5,000호 공급 계획을 발표하면서 올해 상반기 추가 발표를 예고했다. 그간 시장에서는 6월말 발표할 거란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거의 두 달 가량 이른 시점에 전격적으로 발표가 이뤄진 셈이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보안문제 등을 고려해 공개를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관련 지방자치단체와 순조롭게 협의가 진행돼 빨리 발표하는 것이 보안 등을 고려할 때 나을 것 같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주춤하던 서울 집값이 최근 재반등 조짐을 보이자 정부가 이를 사전 차단할 의도가 이번 발표에 반영됐다고 보고 있다. 실제 지난 2일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0.59%나 떨어졌던 서울 강남구 아파트값은 보합세를 나타냈다. 강남 일부 재건축 단지의 경우 급매물이 거의 소화되며 오히려 호가가 오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달 서울의 월간 아파트 거래량 역시 올해 처음으로 2,000건을 넘어섰다. 때문에 서울 집값이 바닥을 쳤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서울집값이 다시 꿈틀거릴 조짐을 보이자 무주택자의 불안 심리를 해소하기 위해 서둘러 발표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번 추가공급 발표가 향후 주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는 의견이 분분하다. 박원갑 전문위원은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지구 모두 서울 접경이어서 서울 강북권 주택 수요를 분산하는 효과는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 특히 정책 일관성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서울과 수도권 주택시장 안정 기조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반면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이번 대책에도 강남권 주택 수요를 분산시킬 택지 공급은 없는데다, 경기도 공급물량은 후분양으로 갈 가능성이 높은데 실제 분양까진 5~6년이 더 걸릴 수 있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지보상 과정에서 풀릴 막대한 보상비가 단기적으로 수도권 집값을 자극할 거란 우려도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하반기 수십조원 규모의 대토 보상금이 부동산 시장에 재유입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추가 공급계획까지 나오면서 시중 유동자금이 부동산가격 상승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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