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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초로 일반에 낙찰된 저장성 닝보시 샹산현의 무인도 다양위. 바이두

중국 지방정부가 민간에 무인도를 매물로 내놨다. 세수를 늘리고 관광을 활성화해 경제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묘책이다. 하지만 가격이 수십억 원에 달해 워낙 고가인데다 아직 뚜렷한 성공사례가 드물어 자칫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관영 환구시보는 6일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이 무인도 매도 계획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입찰을 통해 개인에게 섬 이용권을 넘기는데, 낙찰자는 2년 안에 무인도 활용방안을 제출하면 된다. 외국인이나 외국기업도 국무원의 심사를 거치면 입찰에 응할 수 있다.

남중국해에서 무인도 영유권을 놓고 일본, 필리핀, 베트남 등 주변국과 마찰을 빚어온 중국의 그간 행보에 비춰보면 영토 일부를 개인에게 떼준다는 건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다. 하지만 중국은 해양이 갈수록 미래 경제의 핵심 원동력으로 부각되고 있는 전세계 추세에 맞춰 무인도 개발에 나섰다. 섬을 개발할 경우 지방경제가 살아나는 불쏘시개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는 기대도 작용했다. 개발용도는 관광, 오락, 교통, 산업저장, 공업, 어업, 과학연구 등 섬의 특성에 맞춰 얼마든지 정할 수 있다. 성 관계자는 “광둥성에는 해양자원이 풍부하고 무인도를 잘 이용하면 이러한 이점을 활용할 수 있다”면서 “전세계 투자자들에게 무한한 사업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의욕적으로 섬 개발에 나섰지만 성적은 신통치 않다. 앞서 2011년 4월 중국 국가해양국이 176개 무인도를 추려 이용권을 최장 50년간 부여키로 한 바 있지만, 성과가 신통치 않았다. 지역별로는 랴오닝(遼寧)성 11개, 산둥(山東)성 5개, 장쑤(江蘇)성 2개, 저장(浙江)성 31개, 푸젠(福建)성 50개, 광둥성 60개, 광시좡족(廣西壯族)자치구 11개, 하이난(海南)성 6개 등 중국의 동부와 남부 해안을 망라하고 있다.

하지만 8년이 지나도록 부동산 등기 이전을 마친 무인도는 26개에 불과하다. 수지타산을 맞추는 게 쉽지 않다는 얘기다. 2011년 11월 저장성이 최초로 일반에 낙찰한 닝보(寧波)시 샹산(象山)현의 다양위(大羊嶼)라는 무인도는 향후 50년간 2,000만위안(약 34억원)에 팔렸지만, 고급 리조트 섬으로의 개발은 더딘 상황이다. 초기 공사조차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낙찰자는 이 섬에 5억위안(약850억원)을 투자했지만 개발을 시작하는데 3년이 걸리면서 당초 계획보다 일정이 늦춰졌다.

이에 전문가들은 무인도 개발이 전에 없던 새로운 투자 아이템인 것은 분명하지만, 경제적 실효성이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터라 결정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막대한 규모의 초기 투자가 필요하고 개발과정에서 환경보호 기준과의 충돌 등 예기치 않은 걸림돌이 발생할 수 있어 장기간 충분한 자금지원이 없으면 아예 꿈도 꾸지 말라는 것이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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