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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술

김혼비 지음

제철소 발행ㆍ172쪽ㆍ9,900원

‘술김에’라는 말을 남용한 사례들이 뉴스에 너무 많이 나오는 탓에, 술을 좋아한다고 고백하는것은 어쩐지 부끄러운 일이었다. 산문집 ‘아무튼, 술’은 술로 인해 위로 받은 순간도, 술이 아니었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멋진 일도 많았다는 것을 변호해 준다.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의 저자 김혼비씨가 썼다. 개성 넘치는 필자들이 ‘나에게 기쁨이자 즐거움이 되는, 생각만 해도 좋은 한 가지’를 작정하고 쓴 ‘아무튼’ 시리즈의 스무 번째 책이다. 저자의 입담이 술과 만나자 첫 맛도 끝 맛도 단 술처럼 술술 읽힌다.

저자는 술에 대한 무조건적인 예찬을 늘어놓지는 않는다. ‘주사’란 “술 마신 뒤에 버릇으로 하는 못된 언행”이 아니라 “그 행위로 인해 타인에게 얼토당토않은 영향을 끼치는 걸 뜻한다”라고 못 박는 문장에서 알 수 있듯, 술을 즐기되 무책임한 일의 변명으로 삼지는 말아야 한다고 경계를 정해둔다. 책을 덮고 나면 적당한 취기가 돌 때의 기분 좋음이 온몸을 감싼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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