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간 80%는 음주 아닌 과식 탓! 심혈관이 위험하다

입력
2019.04.30 09:57
수정
2019.04.30 10:04
구독

 비알코올성 지방간,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 2.58배까지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지방간은 과음보다 과식 탓이 훨씬 크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20%에 불과하고, 술을 아예 마시지 않거나 조금만 마시는 데도 생기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80%나 되기 때문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을 아예 마시지 않거나 소주 기준으로 남자 주 2병 미만, 여자 주 1병 미만으로 적게 마셔도 알코올성 지방간질환처럼 지방간, 간염, 드물게는 간경변증까지 이어지는 병이다.

지나친 칼로리 섭취로 간에 지방이 축적되는 것이다. 때문에 비만,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 만성질환자는 지방간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따라서 동반질환이 있다면 그 질환을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또한 여성호르몬제나 스테로이드를 포함한 약제의 장기 복용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면 심장 기능 이상으로 온 몸에 피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대부분의 암보다 사망률이 높은 심부전(心不全) 발병 위험이 1.9배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런데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면 간 자체뿐만 아니라 심혈관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임수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가 타스키넨 핀란드 헬싱키대 중앙병원 교수, 보렌스웨덴 살그렌스카대병원 교수 등과 공동 연구결과에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1.64배 높았다. 지방세포와 함께 염증세포까지 침착된 중증 지방간 환자는 심혈관 질환 발생위험이 2.58배까지 증가했다.

우리나라 20세 이상의 30%(1,000만명 추산)가 지방간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방간은 알코올성 및 비알코올성으로 나뉜다.

비만 인구의 꾸준한 증가로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시행한 5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조직검사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 유병률이 51%나 된다.

임 교수는 “지방간에서 생긴 염증이 악화되면 지방간염을 넘어 간경화, 간암 등 간 고유의 합병증뿐만 아니라 심혈관 질환 및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으로 이어져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연결 고리를 끊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단순 지방간은 체중 감소, 저칼로리 식사, 규칙적인 운동으로 개선될 수 있지만, 염증이 동반된 지방간염으로 진행하면 다시 건강을 되돌리기가 매우 어렵다. 게다가 아직까지 지방간염에 대한 뚜렷한 치료약이 없기에 단순 지방간일 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임 교수는 “최근 20~30년 사이 고칼로리 식단으로 많이 변했고 교통수단이 발달하면서 신체 활동량도 적어졌다”며 “이러한 변화로 인해 지방간이 급격히 늘고 있어 간경화나 간암 등 합병증은 물론 당뇨병, 심혈관 질환의 증가로 이어질 확률이 매우 높다”고 우려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적 과학 저널(Obesity Reviews) 2019년 4월호에 게재됐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건강in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