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ㆍ공수처 법안, 본회의 통과까지 ‘산 넘어 산’

입력
2019.04.30 04:40
수정
2019.04.30 10:2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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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30일 동안 상임위ㆍ법사위 거쳐 본회의 표결단계까지 올라가야 

 여야 합의 불발로 최초안 오를 땐 투표 결과 장담 못해 

2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실 앞에서 자유한국당 의원과 당직자들이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한 정개특위 개의를 저지하기 위해 바닥에 누워 있다. 연합뉴스
2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실 앞에서 자유한국당 의원과 당직자들이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한 정개특위 개의를 저지하기 위해 바닥에 누워 있다. 연합뉴스

여야 4당이 추진하는 선거제 개혁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이 29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달리기 시작하면서 향후 넘어야 할 절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회법 85조2항에 따르면 국회 상임위와 특위에서 특정 안건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면 해당 법안은 최장 330일 동안 숙려 후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된다. 법안 심의 과정의 지연을 방지하기 위해 330일을 넘길 경우 상임위 심의, 의결 없이도 본회의에 자동 상정된다. 이날 정치개혁특위와 사법개혁특위에서 패스트트랙 지정이 완료된 선거제 개혁안과 공수처법 역시 향후 330일 동안 상임위와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 표결단계까지 올라간다. 구체적으로는 상임위에서 180일, 법사위 90일, 본회의에서 60일이 소요된다.

계산대로라면 이날 지정된 법안은 180일째가 되는 10월 25일 다음단계인 법사위로 올라간다. 법사위에서 90일이 지난 2020년 1월 23일까지 법안처리를 못할 경우 마지막 단계인 본회의에 자동 상정된다. 이곳에서도 법정 기한인 60일이 지나면 2020년 3월 23일 이후 열리는 본회의에서 최종 표결이 이뤄진다. 330일 시한을 꽉 채울 경우 내년 총선일(4월15일)까지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야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을 골자로 한 선거제도 1단계가 완성되는 셈이다.

다만 상임위별 안건 조정제도와 국회의장 재량 등을 적용해 각 단계별 기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상임위에서 안건조정제도를 통해 90일, 본회의에서 의장 재량으로 부의 기간 60일을 줄여 즉시 표결하게 되면 180일 만에도 처리가 가능하다. 이 경우 10월 25일 이후 열리는 본회의에서 법안 통과 여부가 결정된다.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한 이후에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개정된 선거법에 따른 지역구 획정을 한다. 획정위가 확정한 안을 국회로 제출하면 의장은 완성된 안을 위원회에 회부하고 이를 심사해 본회의에 의결한다. 본회의 표결 절차를 거치면 2020년 총선 지역구 및 선거룰이 최종 확정된다.

물론 법안이 패스트트랙에 올라도 기한 내 여야가 이견을 좁혀 다음 단계로 진행시킬 수 있다.남은 기간 동안 자유한국당을 포함한 여야가 합의해 새로운 법안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여야합의가 불발돼 최초안이 본회의에 올라가게 될 경우 본회의 표결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최초안인 여야 4당의 선거제도 개혁안은 현행 300석 의석을 225석으로 줄이는 내용이 골자로 여야 4당 내에서도 지역구를 잃게 되는 의원들이 당론에서 이탈해 반대표를 던질 수 있다. 여기에 한국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강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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