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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at’s up?’은 ‘무슨 일이냐’ 또는 ‘잘 지냈냐’는 뜻입니다. ‘와썹? 북한’을 통해 지난해 ‘경제건설 총력 집중 노선’을 선포한 북한의 경제ㆍ사회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는지 짚어봅니다. 한국일보가 ‘한반도 비핵화와 대북 투자’를 주제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3~6월 진행하는 제2기 한국아카데미의 강의 내용을 토대로 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오후(현지시간) 북러 정상회담을 위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 블라디보스토크역으로 영접 나온 올렉 코줴먀코 연해주 주지사 등 러시아 인사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러시아 연해주 주정부 제공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 침체됐던 북한 경제가 살아난 것은 전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새로운 통치 방식 때문이다.”

국제사회의 전방위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 ‘장마당’(시장) 경제가 급성장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 북한 정치체제 전문가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김 위원장의 통치 방식이 만들어 낸 변화”라며 이렇게 진단했다.

22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국아카데미 제2기 연사로 나선 정 본부장은 “김 위원장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 등 수차례 지도부 회의를 소집해 중요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 간부들 의견을 듣고 있다”며 “단순히 회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결정된 정책에 대해 간부들에게 책임을 지워 발 벗고 뛰게 만드는 게 김정은의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이러한 리더십은 조부인 김일성,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보다도 진화한 형태다. 김정일 시대에는 정치국 회의 자체를 거의 소집하지 않은 채 각 책임자들과 1:1로 만나 지시를 내렸는데, 그러다 보니 서로의 지시를 모르는 간부들 간 정책 집행과정에서 혼선이 빚어졌다. 간부 회의를 정기적으로 여는 면에선 김일성 주석의 스타일을 계승했지만, 간부들 조언을 들었을 뿐이었던 김 주석을 뛰어넘어 김정은은 성과 독려까지 해내고 있다는 게 정 본부장의 분석이다. 정 본부장은 “현재 북한 지도부엔 자발적으로 뛰어 성과를 만들지 못하면 자리 보전이 어렵다는 인식이 팽배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북한 장마당에 유통되는 물건 중 북한 제품이 10~20%에서 80%로 늘어나는 등 북한 경제가 활기를 띄는 것도 각 분야 간부가 경제 성과를 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 결과”라고 말했다.

최근 최고인민회의에서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이 공식 서열 2위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으로 선출된 것도 김 위원장의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정 본부장은 짚었다. 김 위원장이 무사안일주의에 빠진 군부를 개혁하기 위해 최고위급 인사이자 군부 이익을 대변해 온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권력을 축소시키고 최 상임위원장에게 개혁 주도권을 맡긴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24일 김영철 부위원장이 통일전선부장직에서 낙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정 본부장은 “최룡해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더불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직을 맡게 되면서 자기 아래에 김영철을 두게 됐다”며 “김정은은 최룡해로 김영철을 견제함으로써 군부를 젊고 건강하게 만들고 정권 안정성을 다지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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