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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112 미신고 원인 분석 결과 발표
윤씨 신변 위협 정황은 찾지 못해
'장자연 사건'의 목격자로 알려진 배우 윤지오씨가 지난달 12일 서울동부지검에 설치된 대검찰청 검찰 과거사 진상조사단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자연 사건’의 목격자인 배우 윤지오(32ㆍ본명 윤애영)씨가 지난달 신변에 위협을 느껴 경찰이 제공한 비상호출용 스마트워치를 작동했지만, 112신고가 안된 건 작동 미숙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윤씨가 스마트워치로 3회 긴급호출을 했는데도 112신고가 되지 않아 경찰이 출동하지 못한 원인을 분석한 결과 실수로 전원 버튼을 함께 눌러 신고 전화가 중간에 끊긴 것으로 확인됐다고 23일 밝혔다.

청와대 게시판 캡쳐

윤씨는 지난달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경찰 측에서 신변보호를 위해 지급한 스마트워치로 비상호출을 했지만 신고 후 9시간 39분이 지나도록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 무책임한 경찰의 모습에 깊은 실망감을 느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청원은 하루가 안돼 20만명 이상이 서명했다.

경찰 조사결과 윤씨는 지난달 30일 오전 5시 54분을 전후해 스마트워치의 ‘SOS 긴급호출’ 버튼을 3회 눌렀다. 하지만 처음 2회는 긴급호출 버튼을 1.5초 이내로 짧게 눌러 기계가 작동하지 않았다. 3회째는 버튼을 길게 누르긴 했지만 동시에 긴급호출 버튼 맞은편에 있는 전원버튼을 같이 눌러 긴급전화가 바로 취소됐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윤씨가 시계를 손목에 찬 게 아니라 손바닥 위에 세로로 세워놓고 엄지손가락으로 긴급버튼을 눌렀는데, 이 과정에서 반대편에 있는 전원버튼이 손바닥에 눌려 신고가 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윤씨가 실수로 전원버튼을 누르긴 했어도 담당 경찰관에게 긴급호출을 했다는 내용의 안내 메시지는 정상적으로 발송됐다. 신변보호 조치가 바로 이뤄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 경찰은 “당시 새벽이었고, 담당 경찰관이 업무용 휴대폰을 뒤늦게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경찰은 이 같은 사례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신변보호 대상자가 SOS 호출 때 실수로 전원버튼을 같이 눌러도 신고전화가 가도록 스마트워치 기능을 개선했다. 경찰은 윤씨에게도 개선된 스마트워치를 다시 지급했다.

윤씨는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해 지난달 14일부터 경찰의 보호를 받았고, 국민청원 게시글을 올린 이후에는 24시간 밀착 경호로 전환됐다. 임시숙소에서 신변 위협을 여러 차례 느꼈다는 윤씨의 호소에 서울경찰청 과학수사팀은 복도 폐쇄회로(CC)TV 분석은 물론 지문감식 등 정밀감식을 벌였지만 범죄 혐의점은 찾지 못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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