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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한전 압수수색 전신주 관리ㆍ보수내역 확보
5일 오전 전날 고성 산불의 발화지인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의 변압기 주위로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축구장 980개에 이르는 산림 700㏊를 쑥대밭으로 만든 고성ㆍ속초 산불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경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강원경찰청 광역수사대와 고성경찰서는 23일 오전 10시쯤 수사관 13명을 보내 한국전력공사 속초, 강릉지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은 산불 원인을 밝히기 위해 사고 전신주의 부속물 설치, 점검 및 보수 내역 일체를 확보했다.

경찰은 또 실시간으로 전신주 상태를 확인하는 한전 강릉지사의 배전센터 시스템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한전 속초지사는 발화지점으로 지목된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주유소 인근 전신주를 관리하고, 강릉지사는 24시간 지능화 시스템 등 배전센터의 설치·운영 책임을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과 함께 한전 관계자 등을 소환해 과실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18일 지난 4일 오전 7시 17분쯤 강원 고성군 원암리 야산에 설치된 전신주에서 고압선이 떨어져 나간 뒤 개폐기 리드선과 연결부위와 전신주에 닿으며 아크(불꽃)가 발생했고, 이 불씨가 바짝 마른 낙엽과 풀에 옮겨 붙어 산불이 발생했다는 감정 결과를 발표했다.

아크는 전기적 방전 때문에 전선에 불꽃이 발생하는 현상이다. 개폐기는 전신주에 달린 일종의 전기 차단기로 한국전력공사가 관리한다.

이에 대해 고성과 속초 피해주민은 물론 지역사회단체는 “한전이 관리하는 전신주에서 시작된 불꽃이 대형 산불로 이어졌기 때문에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조만간 한전과 정부가 이해할 만한 답변이나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상경집회 등 강경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4일 강원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에서 발생한 산불이 휩쓸고 간 토성면 용촌리 일대. 마을과 산림이 폐허로 변했다. 고성군 제공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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